이번 한 주는 가정의학과 실습이 기다리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은 가정의학과라고 하면 정확히 어떤 진료를 보는지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로컬에서 꽤 흔하게 보이고 많은 주민들이 방문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전공 특성상 영역이 분명치 않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도 이런 궁금증을 갖고 있었고 지난 해에 수업을 들으면서, 이번 한주간 실습을 들으면서 조금이나마 이해를 도울 수 있었다.
가정의학은 말 그대로 가정의 평안을 돌보는 과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보통 살면서 크고 작은 병을 얻고는 하는데 가족 구성원들은 작게는 배탈부터 감기까지 잦은 병 치레를 하곤 한다.
객관적으로 보면 시간만 지나면 곧 사라져버릴 것이고, 별다른 치료 없이도 금세 낫곤 하는, 병이라고 이름 붙이기엔 너무 가벼운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한 가정의 입장에서는 같은 가족들이 작은 병일지라도 문제가 생기면 신경이 쓰일 뿐더러 나을 때까지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기 보다는 주변에 있는 의원을 찾게 된다.
이처럼 가족이 늘 평안하게, 별탈없이 지낼 수 있도록 작지만 신경이 쓰이는 병들을 누구보다도 가장 가까이에서 보살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과가 바로 가정의학과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이것을 '일차 진료'라고 일컫는데, primary, 즉 우리네 가정의 주치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드물지만 혹여나 일차진료보다 더 큰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는 환자를 구분해내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보통은 일차 진료에서 경과 관찰을 하거나 주사, 약제를 통해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차나 삼차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차 진료 시에 이를 놓쳐서 가벼운 질환으로 오인하고 큰 병원으로 보내지 않게 되면 환자와 그 가족에게 크게 문제될 수 있기 때문에, 일차 진료에 적합한 의학적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증상이나 검사 결과 등을 통해 어떤 경우가 2, 3차 진료가 필요할지를 감별해 내는 것에도 크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대학병원은 보통 3차 진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찌 보면 가정의학과가 왜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런데 환자가 여러 분과 중 어느 곳에서 진료를 받아야 할 지 잘 모르는 경우에는 일단 가정의학과 진료를 통해서 가장 진단과 치료에 적합한 분과로 다시 의뢰가 될 수 있다.
가정의학과 전공의 선생님들은 다른 분과에 비해 전공의 때부터 직접 외래 진료를 하면서 일찍이 환자를 대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수련 경험을 통해서 전문의를 딴 후 개원을 하거나 로컬에서 일을 할 때 환자를 보는 경험을 기반으로 일차 진료를 더 잘 볼 수 있을 것 같다.
요즘은 가정의학과라고 하면 피부 미용이나 비만 쪽을 주로 전문으로 해서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 밖에도 스포츠 의학이나 노인의학 등 미국에서처럼 다양한 관점에서 폭 넓게 살핀다면 우리나라에서도 가정의학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더 많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