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늘로 파업 4일차를 맞은 을지병원 노사간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직원들의 낮은 임금을 두고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이승진 병원장은 12일 오후 광진구 모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타 사립대병원 임금 대비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이 병원장은 "노조가 주장하는 타 병원 대비 60%임금 수준에 그친다는 것은 근거가 없다"면서 "병원 자체 조사결과 77%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병원 자체 조사에 따르면 2016년도 결산 인건비를 공시한 사립대병원 3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원 을지병원의 1인 평균 임금은 77.28%, 대전 을지대병원은 80.03%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는 이어 노조가 임금수준을 비교한 사립대병원은 총 7곳으로 경희의료원, 고대의료원, 이화의료원, 한양대병원, 아주대병원, 단국대병원, 원주연세의료원 등으로 상당수가 매출액이 을지병원 대비 높다고 전했다.
병원 측은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이대목동병원의 매출액은 2732억원, 한양대병원은 3630억원, 아주대병원은 4746억원, 단국대병원은 2237억원, 원주세브란스병원 2499억원, 경희의료원은 5077억원, 고대의료원은 8909억원.
이는 대전 을지대병원과 을지병원 각각 매출액인 1973억원, 1256억원보다 몇배 높은 수준으로 이들 병원의 인건비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이승진 병원장의 설명이다.
이 병원장은 "다른 병원보다 임금이 열악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도의적으로 미안하다. 하지만 현재 병원 매출액을 볼 때 어쩔수 없는 한계가 있다"면서 "노조의 무리한 임금인상률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조 측은 병원이 교섭에 불성실하게 응해 파업에 돌입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현실적인 한계로 노조 측의 안을 수용할 수 없었을 뿐 불성실하게 임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방노동조정위원회(이하 지노위) 중재 이전에 노조가 요구한 임금인상안은 28%에 달해 도저히 수용할 수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
그는 지노위가 중재안으로 제시한 7.7%에서 10%(식대 등 각종 수당 포함)를 추가인상해 17%이상의 인상율 또한 현재 병원 상황에선 현실적으로 맞추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최근 10년간의 임금 인상율도 제시했다. 노원 을지병원의 경우 2007년 총액대비 4.03%, 2008년 5.24%, 2009년 2%, 2010년 6.24%, 2011년 5.63%, 2012년 4.12%, 2013년 4.09%, 2014년 0.6%, 2015년 5.11%, 2016년 8.33%를 인상했다.
대전 을지대병원은 2007년 4.08%, 2008년 5.54%, 2009년 2%, 2010년 6.24%, 2011년 5.63%, 2012년 4.12%, 2013년 4.09%, 2014년 0.6%, 2015년 5.14% 2016년 8.3%를 인상했다.
이 같은 병원의 주장에 노조 측은 거듭 반박했다.
노원 을지병원 한 조합원은 "지난해 지노위 측 권고안에서 2020년까지 임금제도개선위원회를 구축할 것을 제시했지만 지난 1년간 어떤 논의도 없었다"라면서 "올해 제시된 임금개선위원회 설립 또한 과연 추진하겠느냐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즉, 병원 측이 직원들의 임금체계를 갖추고 타 병원 수준에 맞춰 임금수준을 개선할지 믿을 수 없다는 얘기다.
대전 을지대병원 조합원은 "병원 측이 주장하는 임금 인상율은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라 일부 간호사나 일부 부서에만 해당하는 것"이라면서 "전체적으로 인상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가령, 2013년도의 경우 1년차 간호사 특별인사 2.2% 등을 포함해 4.09%인상됐다고 했지만 이는 전체 직원이 아닌 일부 간호직에 한해 지급됐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또한 그는 병원 측이 타 병원 대비 임금 60%수준은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매년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직종별 임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한 것"이라면서 "조합원의 직종 및 연차에 따라 임금명세표를 근거로 파악한 수치로 볼 때 60%수준이 맞다"고 거듭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