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21일째를 맡고 있는 을지병원 노사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사측인 을지재단 회장 겸 의료법인 을지병원 이사장이 사임했고 노조는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30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을지대병원과 을지병원지부에 따르면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 겸 을지병원 이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며 호소문을 발표했다.
노조에 따르면 박준영 회장은 호소문을 통해 을지재단의 비뚤어진 관행을 노사가 합심해 바로 잡아달라고 했다.
노조 측은 "을지재단 최고 경영자로서 장기화되고 있는 을지대병원, 을지병원의 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사임한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며 "사임의사를 밝히는 호소문에서는 노조를 일방적으로 비방하며 전근대적이고 반사회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을지대병원과 을지병원을 반목과 갈등의 일터로 만든 것은 직원간 갈등을 부추긴 박준영 회장 자신"이라며 "노동조합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고 교섭을 통해 조속히 파업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현재 노조는 타 사립대병원의 60% 수준인 임금격차 해소,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
노조는 "박준영 회장의 사임이 노조를 압박하기 위한 꼼수가 돼서는 안된다"며 "박 회장 사임을 계기로 노사가 즉각 대화 자리를 열어 교섭 타결과 파업사태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을지대병원, 을지병원의 발전을 위한 진정성 있는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측인 병원은 박 회장의 사임에 대해 노조 파업 장기화로 인한 병원 혼란에 대한 최고경영자로서의 책임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병원 측은 "박 회장은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노조 파업 이후 스트레스로 건강이 더욱 악화됐다"며 "개인적으로 건강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이후 의정부 캠퍼스 및 병원 설립에 전념할 것"이라고 박 회장 사임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노동위원회 조정 회의 중 권역외상센터 지정 운영기준 위반 의혹 폭로를 빌미로 병원 경영진에게 노조요구한 수용을 협박했다"고 비방했다.
또 "노사협상에서 의료원장을 비롯한 병원장 등 경영진이 책임있게 협상을 주도해 나가며 노사가 이해와 배려 속에 현 상황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