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왔다 하면 대박이란 표현이 딱들어 맞는다.
계열별 '퍼스트인클래스(혁신신약)' 품목을 두고 나오는 평가다. 시장 진입 당시 비교 약제가 없어 처방권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지만, 한 번 넘은 문턱에 브레이크는 힘들다.
주사제 천하인 류마티스 시장에 먹는 약으로 첫 등장한 'JAK 저해제'와, 치료 옵션이 전무하던 난치성 난소암에 최초 진입한 'PARP 억제제'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이들 표적치료제들은 적응증 추가를 놓고, 하나같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먹는 류마티스약, 류마티스관절염->건선성관절염->궤양성대장염?
경구용 JAK 저해제 '젤잔즈(토파시티닙)'가 생물학적제제와의 직접 경쟁을 예고한 분야는, 또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류마티스관절염 분야의 경우 작년 7월, 생물학적제제(주사제)와 동등한 수준으로 보험급여가 확대된 뒤 시장 반응 또한 높아지는 상황.
그런데, 지난달 미국FDA로부터 건선성 관절염에 적응증을 추가한데 이어, 최근 궤양성 대장염에 적응증 추가까지 목전에 둔 이유다.
승인 시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에 처방되는 킨텔레스(베돌리주맙)나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휴미라(아달리무맙) 등 생물학적제제의 경쟁약으로도 거론되고 있어 관심이 뜨겁다.
미국 및 유럽 보건당국에 허가 심사절차가 진행 중으로, 이르면 오는 3월 미국FDA 결론이 도출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현재 화이자는 국내 8개 병원에서 젤잔즈의 궤양성 대장염 후기임상을 마무리 짓고, 최근 허가신청을 저울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국내 적응증 확대 계획을 논의 중이지만, 구체적인 허가 신청 시기와 타임라인은 아직 미정인 상황"이라고 답했다.
궤양성 대장염에 사용 확대 근거는, 젤잔즈 초기요법과 유지요법의 유효성을 따져본 OCTAVE 후기임상 3건의 결과로 대표된다.
모두 중등증 이상의 활동성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토파시티닙 5mg 및 10mg에 'Induction 1 및 2(초기요법)' 연구와 'OCTAVE Sustain(유지요법)' 결과를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항TNF-알파 제제에 실패한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위험 대비 치료 혜택을 고려한다면, 토파시티닙은 충분히 매력적인 경구용 옵션"이라며 "해당 환자에 2차약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어 "OCTAVE 초기요법 임상에서 토파시티닙은 2주내 임상증상의 개선을 보였는데,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초기 관리전략에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제로도 검증 받았다"고 덧붙였다.
난소암 이어 난치성 유방암까지…PARP 표적약 "국내 유방암 3상 3건 진행"
작년 10월부터 재발성 BRCA 변이 난소암에 첫 표적 치료제로 급여 승선한 '린파자(올라파립)'의 적응증 확대도 주목할 부분이다.
최초 PARP 억제제로 적응증을 획득한 분야만, 벌써 두 건이다.
최근 난치성 영역으로 꼽히는 BRCA 변이 삼중음성 유방암약으로도 최초 승인을 거머쥐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는 것.
특히 삼중음성 유방암을 겨냥한 3상임상 데이터는 작년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본회의에 발표된 후, 승인신청부터 시판허가까지 채 반년이 걸리지 않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국내에서도 린파자는 동적응증으로, 지난 2014년부터 최근까지 총 3건의 후기임상이 식약처에 승인을 받고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유방암 적응증 추가 계획은 논의 중"으로 말했다.
이에 따르면, 2014년 2월에 2건의 3상임상이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종합병원에 시작됐다.
또 작년 11월말 BRCA1/2 돌연변이가 있는 해당 유방암 환자에 올라파립 단독요법 3b상 임상이 가톨릭대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9곳 병원에서 환자 모집을 시작으로 임상평가에 돌입한 상황이다.
작년 11월 급여권에 진입한 화이자의 유방암 표적치료제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와의 적응증 차이도 관전 포인트다.
최초 경구용 CDK4/6 억제제 치료옵션으로 주목을 받은 입랜스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에, 린파자는 '호르몬 삼중 음성 유방암'으로 적응증 차이를 보여 직접 경쟁 대상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린파자는 BRCA1 또는 BRCA2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가진 HER2 음성 유방암 환자의 60%에서도 종양의 크기를 줄이는 효과를 입증했는데, 삼중음성 유방암에 효과를 보이는 치료옵션의 시장 진입이라는데 기대를 모은다"고 평했다.
한편 15일 미국FDA에 적응증을 확대 승인받은 린파자는 국제 암학회에 발표된 3상 '올림피아드(OlympiAD)' 결과가 근거가 됐다.
여기서 린파자는 삼중음성(HER2 음성 유방암 환자로, BRCA1나 BRCA2에 변이) 유방암 환자에 사망위험을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비 절반에 가까운 42%까지 줄였으며, 종양 크기는 약 60%가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