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시작한 아비 벤쇼산 신임 회장이 미국계 다국적사 대표라는 점에서 한미FTA 재협상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당초 김옥연 전 회장 후임으로 아비 벤쇼산 대표 외에 화이자 오동욱 대표와 사노피아벤티스 배경은 대표 등이 물망에 올랐었다.
협회가 지난 7년 여간 내국인 수장제를 고수해 온 만큼 제안을 고사한 배경은 대표를 제외하고 오동욱 대표는 강력한 신임 회장 후보로 점쳐졌었다.
특히 이동수 회장(한국화이자), 김진호 회장(한국GSK), 김옥연 회장(한국얀센) 등 앞선 회장들이 한국인 출신이었던 터라 오동욱 대표의 차기 회장 선임설에는 그만큼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정기총회 결과 업계 예상과 달리 아비 벤쇼산 대표가 13대 회장으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 FTA 재협상 시점에서 의약품 분야 성과를 내는데 힘을 실어주기 위해 아비 회장이 적극 지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벤쇼산 회장이 회무를 시작하면서 FTA 재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의약품 분야 업무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작년 FTA 재협상 시작을 앞두고, 글로벌 혁신 신약의 약가정책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됐다.
당시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FTA를 통해 의약품 분야는 양국이 윈윈했다고 평가하고 있어 특별히 개정할 것이 없다"며 "다만 글로벌 혁신 신약 약가정책은 남은 쟁점"으로 꼽았다.
이 문제는 2016년 당시 오린 해치 미국 상원 재무위원장이 주미 한국대사에게 전달한 서한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오린 해치 위원장은 "한미 FTA가 대체로 성공적인 합의였다고 평가하지만 한국 정부가 의약품 등의 가격을 결정할 때 혁신신약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으며, 결정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은 약가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제약사들을 위한 독립적인 검토기구를 운영해야 한다는 조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벤쇼산 회장이 이번 개정협상에서 독립적 검토기구 마련 등 가시적 성과를 이끌어 내는데 주력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제기되는 것이다.
실제 협회도 한미 FTA와 무관치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KRPIA 관계자는 "KRPIA가 한미 FTA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건 맞다"면서도 "미국 대사관 등에서 자문을 구해오면 회원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전달한다. 아비 벤쇼산 신임회장이 미국계 회사인 MSD 대표긴 하지만 종전과 달라질 건 없다고 본다. 의사소통의 채널이 조금 활성화 되는 정도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