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테카비르를 장기간 사용한 환자에서, 페가시스(페그인터페론알파-2A)를 추가하는 순차적 치료 방안을 통해 HBsAg 혈청소실률(seroclearance)을 확연히 끌어올릴 수 있다는 복안이다.
통상 HBsAg 혈청소실 반응이, B형간염 환자에 기능적 치료 목표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의대 소화기내과 김윤준 교수는 올해 대한간학회 학술대회(The Liver Week 2018)에서, 엔테카비르 단독요법에 페가시스를 추가하는 순차 치료 전략의 유효성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론화시켰다.
100주간의 치료 결과에 따르면, 기존 엔테카비르 단독요법의 경우 HBsAg 혈청소실률이 0%로 보고된 반면 페가시스를 추가한 순차 치료군에선 16.2%로 뚜렷한 혜택을 보였다.
이는 국내 만성 B형간염 환자 111명이 등록된 'E+VIP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한다.
HBsAg 혈청전환을 위해 페그인터페론을 순차 치료 전략에 이용한 국내 첫 사례로 평가된다.
엔테카비르에 페가시스(48주 치료)를 추가한 뒤 B형간염 백신으로 단계적 치료를 밟아가는 환자에서는, 일부 기능적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주저자인 김윤준 교수는 "현재 B형 간염 치료에 사용되는 뉴클레오시드 유사체(NA) 단독요법의 경우 HBV DNA 감소에는 큰 역할을 하지만 sAg의 혈청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서 해외지역에서는 페가시스를 이용한 일부 환자들이 sAg 혈청전환에 도달할 수 있는 보고가 있었지만, 소실률은 5% 수준으로 보고됐었다"면서 "치료가 어려운 B형간염 유전자형 C형 환자의 분포가 99%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에서, 페가시스 순차요법에 따른 혈청소실율이 16.2%가 나왔다는 것은 해외 사례보다 3배 이상 높은 치료 결과"라고 강조했다.
특히 해당 순차요법의 적용 대상도 구체화됐다. 엔테카비르를 장기간 복용해 온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페가시스 병용 순차요법이 적용 가능하다는 예상이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엔테카비르를 2년 이상 사용한 대다수의 환자에서는 HBsAg이 3000IU 이하로 떨어진다. 이들 중 완치에 대한 치료 동기가 강한 환자에서는 순차 요법을 충분히 써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부작용을 줄인 TAF 제제 등 신규 경구용 뉴클레오시드 제제가 진입하고 있지만 HBsAg의 소실률은 0.3% 정도로 굉장히 낮게 나온다"며 "이들에서 절대적인 옵션으로서가 아닌, 완치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더욱이 이번 김 교수팀의 연구에는 HBeAg 양성과 음성 환자가 모두 포함됐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이들에 엔테카비르는 100주간 기본 치료전략으로 공통적으로 들어갔다.
이후 ▲페가시스 48주간 치료 후 재조합 HBV 백신을 52주,56주, 60주, 76주에 순차치료를 시행한 환자군 ▲페가시스 48주 치료에 더해 재조합 HBV 백신 접종을 4주, 8주, 12주, 28주에 동시치료가 들어간 환자군 ▲엔테카비르 단독요법 환자군으로 나눠 비교했다.
이때 사용된 페가시스의 용량은, 허가 권장사항과 동일하게 180㎍씩을 48주간 주 1회 피하주사했다.
ITT 분석 결과에 따르면, E+VIP 연구의 일차 치료 목적이었던 100주째 HBsAg 혈청소실률은 페가시스 순차 치료군에서 16.2%로, 엔테카비르 단독요법군 0%과 차이를 보였다.
다만 순차치료군과 동시치료군(5.4%)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외 순차 치료군에서 81.1%로 대조군 2.7%보다 이상반응의 빈도가 높게 나타났지만, 심각한 이상반응을 놓고는 대조군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김 교수는 "이상반응의 빈도가 높게 나왔지만 대부분이 인터페론 주사제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주사부위 가려움증 등 가벼운 부작용이었다"면서 "심각한 이상반응에는 차이가 없으면서도 sAg 혈청소실률이 확연히 높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