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로 2주 간의 실습이 모두 끝났지만 이대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아쉽겠다 싶어서 주변에 갈 수 있는 명소들을 찾아 보았다.
플로리다 내에서는 주로 해변가가 관광 명소라면 차를 타고 조금만 더 가면 디즈니월드와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있는 올랜도를 갈 수 있었다.
7살 때 생애 첫 해외 여행으로 미국 LA를 방문했을 때, 디즈니랜드를 처음 가 보고 너무 신기하고 황홀해서 놀란 어린 나 스스로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기에 정말 오랜 만에 디즈니를 방문하고 싶었다.
올랜도는 특이하게도 전 세계 디즈니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다른 지역의 디즈니 랜드와는 다르게 ‘디즈니 월드’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디즈니 월드 안에는 네 가지 종류의 테마파크가 있는데, 이 곳들을 모두 둘러 볼 시간은 되지 않을 것 같아서 가장 대표적인 곳인 ‘매직킹덤 (Magic Kingdom)’만 가기로 했다.
사실 어릴 적에는 디즈니 만화영화를 굉장히 많이 봐서 디즈니를 매우 좋아했지만, 크면서 애니메이션에는 점차 관심이 떨어져서 디즈니월드 방문을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다만 어릴 적 LA 디즈니랜드에서의 좋았던 기억과 그 때의 향수가 비싼 입장권 가격으로 조금 주저하긴 하였으나 나로 하여금 다시 이 곳을 방문하게 만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디즈니의 캐릭터들과 OST들은 누구나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힘이 있는 것일까.
디즈니에 들어서자 넓은 매직킹덤을 쉽게 오갈 수 있게 하는 디즈니 열차와 랜드마크인 하늘색 신데렐라 성이 사람들을 반기고 있었다.
어린 나였다면 놀이동산 자체가 그저 행복을 안겨주는 것이었겠지만 날이 너무 더운 날은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행히도 필자가 방문한 날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던 지라 햇빛이 그리 뜨겁지 않았다.
디즈니의 장점은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아 놀이 기구의 표준 대기시간이 매우 긴데도 불구하고 패스트패스 (fastpass)라는 제도가 엄청난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이것은 매 시간대 별로 정해진 인원의 방문객들에게 놀이기구를 오래 기다리지 않고 빠르게 탈 수 있게 우선권을 주는 것으로, 선착순으로 마감되기 때문에 미리 예약제도만 잘 활용한다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디즈니월드를 즐길 수 있다.
필자는 디즈니 월드에 가는 것을 바로 전날 결정하게 되어 티켓을 매우 늦게 구매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날 오후부터 간간히 다른 사람들이 취소하거나 변경한 건 수가 꽤 있어서 비교적 원하는 시간대로 패스트패스를 등록할 수 있었다.
디즈니의 개장은 보통 8시인데, 여름에는 저녁 9시에 디즈니월드의 가장 크고 사랑 받는 행사인 불꽃놀이가 있어 그 때까지 하루 종일 있기에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많이 될 것 같아서 10시 정도에 입장했다.
그래서 미리 예약해 둔 시간에 맞춰 놀이기구를 탈 수 있어서 그리 힘들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정말 많았는데 아시아인은 거의 찾기가 힘들었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눈높이에 맞춰 디자인된 놀이동산이기에 자칫 어른들이 보기엔 다소 재미 없고 유치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필자는 어릴 때의 추억과 더불어 디즈니 만화를 너무나도 좋아했기에 디즈니 캐릭터들을 모티브로 한 단편 애니메이션을 4D로 보는 기구 하나에 뭉클함과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예보대로 중간에 소나기가 와서 이동이 잠시 힘들었지만 이내 그쳐서 큰 문제는 없었다.
저녁 8시 부근이 되자 사람들은 불꽃놀이를 즐길 수 있는 명당을 찾아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고, 해가 지면서 거의 모든 방문객들이 신데렐라성 주변에 가득 자리했다.
디즈니 테마에 맞춰 만화 OST에 따라 마치 춤을 추듯 한 폭의 그림같은 불꽃들이 이어졌고 모두들 황홀한 그 순간을 만끽하며 감상했다.
전 세계인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디즈니라는 매개체로 노래를 따라 부르며 환호할 수 있음이 놀랍기도 하고 행복을 더해준 것 같다.
다시 언제 또 디즈니를 방문하게 될 지 알 수 없기에 아쉬움을 뒤로 하며 숙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