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안전을 위해 실시하는 JCI인증평가가 안과 수련의 핵심 술기인 백내장 수술 수련에 방해가 되고있다."
최근 임기를 시작한 대한안과학회 박기호 이사장(서울대병원)은 향후 사업계획을 언급하던 중 돌연 JCI평가인증 얘기를 꺼냈다.
의료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실시하는 JCI평가인증이 왜 전공의 수련에 문제가 된다는 것일까.
그의 얘기인 즉 이랬다. JCI평가인증 항목에 백내장 수술은 전공의가 환자에게 직접 집도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인증평가를 통과한 병원들은 전공의에게 백내장 집도를 맡길 수 없다.
박 이사장은 "교수 옆에서 보조역할을 하면서 수술에 참여하는 것은 무관하지만 직접 집도를 하는 것은 제한돼 있다"며 "환자를 위한 평가가 전공의 수련교육에는 걸림돌이 되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JCI측은 백내장 수술은 세부전문의 수준의 술기를 익힌 후에 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예상밖에 술기를 익힐 수 없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렇다고 안과 전공의가 백내장 수련을 받지 않고 전문의를 취득할 순 없는 일. 그 대안으로 안과학회는 술기센터를 운영, 술기를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학회는 이를 위해 버츄얼 백내장 시뮬레이션 장비를 2대 구입, 수련에 투입할 예정이다. 1년 365일, 사전에 접수를 통해 술기 센터에서 술기 수련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셈이다.
박 이사장은 "백내장 수술은 소모품이 필요한 술기여서 소모품에 대한 비용만 받아 운영할 것"이라며 "그 이외 추가비용 없이 술기를 익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뮬레이션 장비로 충분히 술기를 익힌 후에 환자를 수술하기 때문에 환자 만족도는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한편, 안과학회는 숙원사업으로 '안저검사'를 정부가 추진하는 생애주기검사에 포함하는 것이다.
안저검사는 황반변성, 녹내장 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검사. 늦게 발견하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게 박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생애주기검사에 안저검사를 포함시키는 것이 숙원사업 중 하나"라면서 "약시 치료는 7~9세가 적절하고 일찍 발견하면 이를 치료할 확률이 더 높아지는 만큼 영유아 시기에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