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병원 수술실 간호사 37명의 폭로가 공개됨에 따라 해당 병원 의료진들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17일 강원대병원 측은 급히 수습에 나섰지만 수년 째 거듭된 고질적인 문제가 사라질 것인지는 의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월 27일 강원대병원 수술실 간호사 37명이 원내 고충처리위원회에 고충처리 청구서를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간호사들은 '수술실 고충'이라는 제목으로 19쪽 분량의 청구서를 통해 수술실에서 겪은 의사들의 갑질을 폭로했다.
간호사들은 "회식에 불러 억지로 옆에 앉히고 허벅지와 팔뚝을 주물렀다" "수술 도중 순환간호사가 고글을 벗겨 주려하자 얼굴을 들이밀며 뽀뽀하려는 행동을 취했다" "수술용 가운을 입혀줄 때 껴안으려 했으며 근무복을 입고 있을 때 등부위 속옷부분을 만졌다" 등 성적 수치심을 느낀 사례를 공개했다.
이들은 병원 측에 해당 의료진이 진심으로 사과함과 동시에 진상조사에 착수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진상조사과정에서 피해자를 위한 보호 방안을 내놓고 교육부와 병원은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간호사들이 겪은 고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들은 의사가 간호사에게 욕설과 고함을 지르며 수술 도구를 던지는 등 권위의식과 직장내 갑질이 극심하다고 호소했다.
간호사들에 따르면 의사 대부분이 수술 중 반말은 기본이고 수술이 잘 되지않을 때 욕설과 짜증을 당연하다는 듯 간호사에게 쏟아냈다.
일부 의사는 "어디 감히 간호사가 의사한테 대들어"라며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또한 일부 의료진들이 수술 준비상에 기구를 위협적으로 집어던지거나 바늘이 있는 상태로 던져놔 간호사들이 자상의 위험에 노출되도록 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강원대병원은 즉각 진상조사에 착수하고 지난 3일 주요 보직자들이 모여 수술장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임시회의를 실시했다.
이어 수술장 근무환경개선 TFT를 출범하기로 하고 지난 6일 첫번째 정기회의를 개최, 수술실장을 주축으로 수술장 내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실무적인 조사와 협의를 진행했으며 청구서 내용 중 민감한 사안이 포함된 부분에 대해 고충처리위원회를 통해 해결키로했다.
병원 측은 "앞서 신임 병원장 임명 초기 단계에 대응이 지연됐지만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2차적인 피해나 불합리한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살피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