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당뇨약인 SGLT2 억제제 계열약들에 중증 생식기 감염증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글로벌 허가당국에 이어 국내 식약처까지, 해당 계열약 전체에 '회음부 괴저'에 국한한 중증 생식기 감염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관건은, 회음부 괴저가 투약 환자에 드물게 발생하는 감염질환이었음에도 여타 다른 계열 혈당강하제에 비해 발생 건수가 많았다는 대목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허가당국들은 최근까지 수집된 유해 사례 보고서를 토대로 SGLT-2 계열 당뇨약에 회음부 괴저 발생 위험을 두고 안전성 경고 조치를 취했다.
일명 회음부 괴저(Fournier's gangrene)로 거론되는 회음부 괴사성 근막염은, 드물게 발생하지만 피부 조직에 치명적인 세균감염 질환으로 알려진 상황.
2013년 3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제약사 및 의료진에 자발적으로 보고된 증례에 따르면, SGLT-2 억제제 계열약들의 회음부 괴저 사례는 총 12건이 접수됐다.
지난달 초 FDA가 총 27개 의약품에 안전성 정보를 새롭게 업데이트하면서 불거진 회음부 괴저 이상반응은, 한달이 채 안 된 시점에서 FDA 및 국내 식약처가 이를 수용하면서 관련 5개 성분(5개사, 28품목)에 안전성 서한을 배포한 것이다.
안전성 경고가 내려진 품목은 ▲카나글리플로진(제품명 인보카나)을 비롯한 ▲다파글리플로진(제품명 포시가) ▲엠파글리플로진(제품명 자디앙) ▲이프라글리플로진(슈글렛) ▲에르투글리플로진(제품명 스테글라트로)이 포함됐다.
여기엔 단일제 외에도 DPP-4 억제제 및 메트포르민 복합제 등도 해당됐으며, 지난달 국내 시판허가를 받은 MSD제약의 SGLT2 억제제 후발 품목인 스테글라트로도 안전성 경고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FDA 및 식약처가 배포한 SGLT2 억제제의 회음부 괴저 발생 위험에 대한 안전성 서한을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FDA에서 발표한 회음부 괴저 사례는 동기간 자발적으로 보고된 사례로 전체 SGLT2 억제제 사용례 가운데 총 12건으로 매우 드물지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해당 안전성 정보에 대한 경각심 환기 차원에서 발표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SGLT2 억제제 12례, 기타 혈당강하제 30여년간 6례…남녀 발생 비율에 차이
당뇨병 자체에서도 회음부 괴저 발생이 문제로 지적되는 상황에서, 다른 경구 혈당강하제보다 SGLT2 억제제에서 회음부 괴저의 발생 사례가 많았다는게 관전 포인트다.
이번 조사기간에 포함된 SGLT2 억제제에 회음부 괴저 증례 보고는 총 12건이었다.
반면 다른 혈당강하제의 경우, 1984년부터 2018년까지 FDA 의약품 위해안전성조사체계에 접수된 회음부 괴저 증례는 총 6례로 모두가 남성에서 나타났던 것.
결과적으로 SGLT2 억제제 계열약에서는 발생 건 수가 많은데 더해, 남녀 성비에 있어서도 여성 5건이 포함됐다는 차이점을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문제가 된 12명 환자에서는 대부분 관련 증상이 나타나고 투약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모두에선 입원 및 외과적 제거술이 필요했으며 4명은 당뇨병성 케톤산증 및 급성신장손상, 패혈성 쇼크 등의 합병증이 진행했다.
투약 환자에서 회음부 괴저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SGLT2 억제제 투약을 시작한지 평균 9.2개월로 조사됐다. 다만 환자마다 증상이 발생한 시기는 투약 후 7일부터 25개월까지로 차이는 컸다.
한편 식약처는 "국내 SGLT-2 허가사항에는 생식기 감염 등 정보가 있지만, 다만 위험 환기 차원에서 권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GLT-2 저해제 계열의 항당뇨제들을 복용 중인 환자들의 경우 압통, 발적, 고열, 생식기 또는 생식기에서 직장에 이르는 부위에 부종 등이 나타나면 의료진에 상담을 구할 것"을 당부했다.
현재 FDA는 투약 중인 환자에서는 모니터링을 통해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투약을 중단하고 광범위 항생제를 즉각 투여하는 한편, 필요에 따라 외과적 괴사조직제거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