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는 대장항문외과 개원시장에서 개원 7년차 외과 전문의가 자신만의 개원 생존기를 공개했다.
예스항외과의원 박찬우 원장은 최근 열린 대한외과의사회 추계연수강좌에서 '대장항문클리닉 개원 노하우' 발표를 통해 입지 및 인테리어 등 개원 준비 요령부터 '개원 직후 6개월 버티기 전략'을 소개했다.
박 원장에 따르면 항문외과는 인구 10만명당 1곳이 이상적. 하지만 그가 파악한 현실은 서울에만 대장항문클리닉 병의원 수(추정 치)가 81곳에 달한다. 또 전문의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병·의원을 고려할 때 과잉공급인 상태.
이런 상황에서 박 원장은 개원 시 입지조건이 더욱 중요해 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곳(서울 기준), 지역 중심 상업지구, 연고지 등 접근성이 좋은 곳이며 반대로 고가차도‧지하차도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 위치는 피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대장항문클리닉의 특성상 수술과 입원을 하기 때문에 좋은 위치에 없으면 환자에게 신뢰를 주기 어렵고, 돈을 아끼려고 구석진 곳에 들어가면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박 원장은 1인 의원을 기준으로 최소 전용 면적 60~80평, 공급면적 100~150평 규모를 갖출 것을 권했다. 이와 함께 엘리베이터와 주차장 보유 유무, 야간 보안성을 두루 살필 것을 당부했다.
그렇다면 대장항문클리닉 개원 비용은 얼마나 들까.
박 원장은 건물보증금‧인테리어 비용‧장비 비용 1억 원, 광고비‧예비금 5천만 원 등 최소 4억 원의 자금 마련 필요하고, 서울 기준으로 월세가 700만원에서 1천만 원(관리비 포함) 정도가 소모된다고 봤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내부 인테리어. 그는 환자 동선이 짧고 단순화하는 것과 함께 인테리어에서 무리한 비용감축은 오히려 독이 된다고 조언했다.
항문외과의 경우 일반의원보다 규모가 커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기본비용이 높아 인테리어 비용을 아끼다 보면 추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인테리어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
그는 "인테리어 작업은 대략 1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이 기간에 직원채용, 장비구입, 가전구입, 홍보 등 의원이 운영되기 위한 기본적인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야한다"며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자칫 놓치기 쉬운 점들을 꼼꼼하게 살펴야한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개원 이후 6개월을 버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원 후 6개월 정도가 지나면 매출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개원 후 6개월 정도는 수입과 지출이 거의 같은데 조급한 마음에 광고 등 지출 규모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이럴 때는 무리한 지출로 적자를 내는 것보다 일정 수준이상 기다린 후에 투자를 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즉,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면 치열한 대장항문클리닉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
박 원장은 "항문외과는 다른 임상과에 비해 전문의 배출이 적다"며 "이전만큼 매출을 많이 올릴 수는 없겠지만 너도 나도 몰리는 피부 미용보다는 승산이 있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입지조건의 경우 최소한 언급한 장소에 있지 않으면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라며 "입지를 잘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스타트라인에 서는 것으로 참조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