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노사 간 타결점 못찾아…13일 산별중앙교섭 타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물꼬 마련
황병우 기자
기사입력: 2018-09-14 12: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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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실시된 전남대병원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남대병원과 보건의로노조(이하 노조)는 만남을 통해 협상 타결에 힘쓰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는데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 지부는 지난 12일 이후 3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타결안이 나오지 않아 파업 장기화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노조의 요구안은 860여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주52시간 상한제 실시, 인력충원 등이며 현재 전남대병원과 노조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노조는 교섭 타결을 위해 간부파견, 지지방문, 오는 18일 보건의료노조 집중투쟁 등에 온 힘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보건의료노조 한미정 사무처장은 "17년 만에 파업을 버티다가 한 것 자체가 노동자가 많이 참아왔던 것"이라며 "노동청에서도 신경 쓰고 있지만 타결안이 아직 없는 상태로 이미 파업을 한 상황에서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전남대병원도 합의점을 찾고자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최근 교섭을 통해 보건직 등 신규채용직급 상향, 상향평가제 도입, 수습기간 단축, 결원 발생기준 1~2개월 전 보충 등 10여개 사안에 대해 일부 합의했으며 교대근무자 처우 개선, 부족인력 충원, 비정규직 정규직화 관련해서도 이견을 좁혔다.
하지만 돌연 노조 측에서 인력충원 확보, 간접고용 문제, 고용직의 원무직 전환 기간 단축, 야간 근무자 적치휴가 신설 등의 쟁점사항을 추가로 들고 나오면서 결국 교섭에 실패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
병원 측은 "임금, 직원 복지 등 최대한 노조 측 요구를 수용하려고 했지만 감정노동휴가 5일, 간호사 밤근무자 처우개선을 위한 적치휴가 평균 7일, 가족돌봄휴가 2일 등 유급휴가 확대 등을 수용하기에는 병원측의 재정적 부담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산별중앙교섭 타결...병원 인력확충 방안 골머리
한편, 이와 별개로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3일 2018년 산별중앙교섭을 타결해 표준임금체계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이 정해지면서 주52시간 상한제 준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노사간 합의가 원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면 인력확충을 실시해야하는 병원의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섭 타결 내용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인력확충을 통한 주52시간 상한제 준수 △시간외근무 줄이기와 공짜노동 없애기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개선 △연말까지 법적 권한을 가진 사용자단체 구성 △산별 노사공동기금 1억원 조성 △산별임금체계 모색을 위한 노사 공동연구 추진 △2019년 보건의료산업 최저임금 시급 8400원 △임금인상 등에 합의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산별중앙교섭의 최대 쟁점이었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는 '표준임금체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파견용역직을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주52시간 상한제 실시와 관련해서는 하루8시간, 주40시간(주 최장52시간)의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기로 합의하고 노사 양측은 필요 인력을 확충하고 근무형태를 조절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아울러 간호인력 처우 개선을 위해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개편, 간호사 야간근무제도 개선, 의료기관평가인증제도 개선을 위한 노사 공동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정책제안서를 노사합의로 채택해 보건복지부와 함께 노사정 3자 정책협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을 하되 임금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는데 기본적 테두리가 마련됐다"며 "각 현장별로 세부적 합의의 과정이 남았지만 큰 틀이 정해졌기 때문에 현장에서 조율하기 쉬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