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트 시술 중에 혈관 손상으로 환자가 사망하며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 위기에 몰렸던 의사에게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사망 원인을 단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술 후 일어난 결과만으로 의사에게 과실을 물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최근 스텐트 시술 중 혈관 손상으로 환자가 사망하면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2016년 폐동맥 협착증으로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즉각적 시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스텐트 시술을 결정했고 폐동맥을 넓히기 위한 시술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술 중 스텐트가 혈관에 막혀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스텐트에 변형이 일어났다.
결국 의료진은 스텐트 시술을 더이상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카테터로 스텐트를 다시 회수했지만 이 과정 중에서 혈관이 파열됐다.
결국 스텐트를 빼내는데는 성공했지만 환자는 심부전과 부정맥으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고 이에 검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의사 A씨를 기소했다.
A씨가 무리하게 스텐트 시술을 진행하다가 혈관을 손상시켰다는 점에서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된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재판부의 생각은 달랐다. 스텐트 시술 자체가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이에 대한 대처도 적절했다면 결과만 가지고 의사를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스텐트 시술을 결정하고 진행하는 과정에 문제가 없었고 이를 제거하기 위해 카테러를 사용하는 것도 일반적인 방법"이라며 "이 과정에서 의사의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힘들다"고 판시했다.
이어 "스텐트 시술 과정에서 혈관이 손상된 점은 인정되나 손상 부위가 적었다는 점에서 이를 사망원인으로 보기 힘들다"며 "또한 환자가 과거 심장 수술을 받은 적이 있어 심부전과 부정맥 위험성이 있었다는 점에서 사망이 의사 과실로 일어났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