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병·서울 종합병원 대상 병동 완화… 간호사 이직 도미노 현상 우려 증폭
"제도 속도 조절했지만 소용없어…간호사 이직 막막하다"
문성호 기자
기사입력: 2019-01-17 05:30:59
가
URL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상급종합병원과 서울 소재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지침 개정안을 발표하자 일선 중소병원은 간호사 이직에 대한 도미노 현상을 벌써부터 우려하고 있다.
17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이하 통합서비스) 지침이 올해 1월 1일부터 개정돼 상급종합병원 및 서울 소재 종합병원은 기존 2개 병동에서 최대 4개 병동까지 참여가 가능하다.
현재 통합서비스 사업은 지난 2018년까지 누적 제공병상만 3만 7000여 병상에 이른다. 이는 2017년 2만 6000여 병상에서 2018년 1만 1000병상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병원은 495개 기관이 된다.
여기에 상급종합병원과 서울 소재 종합병원에 대한 병동 참여 제한 기준을 완화하면서 통합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것이 건보공단의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참여 의료기관의 동기 부여를 위해 가감지급 인센티브 사업도 도입키로 했다.
통합서비스 참여기관 평가를 진행해 가감지급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규모는 건보공단 부담금의 100분의 10의 범위 내에서 정하며, 가산 또는 감액률은 성과평가 자문단에서 심의하기로 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통합서비스가 필요한 국민 모두가 보편적 입원서비스로 체감할 수 있도록 요양기관의 참여를 확대할 것"이라며 "서비스 제공인력과 이용 국민 모두가 만족하도록 다양한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참여 제한 완화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부 상급종합병원들은 벌써부터 병동 확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 A상급종합병원장은 "통합서비스 확대는 정부 정책에 따라야 하는 방향이라 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먼저 선도적으로 하는 것이 답"이라며 "건보공단이 시설지원비와 관련 수가를 지원하기 때문에 일단 병동 확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선 중소병원의 경우 간호인력 수급 문제를 이유로 통합서비스 병동 확대에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수도권 A중소병원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과 서울 종합병원에 한해 통합서비스 병동을 확대했다"며 "올해 추가적인 간호인력 채용이 불 보듯 뻔하다. 결국 서울을 원하는 간호사들이 집중적으로 이직할 것인데 막막하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어 대한중소병원협회 관계자도 "지난해 건보공단에 통합서비스 확대의 속도 조절을 요청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중소병원계 입장에서는 간호인력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지만 상급종합병원은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는 상황에서 병동 확대를 마다할 상황이 아니지 않나. 결국 지방 중소병원들만 힘들어지는 형국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