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밝혀지지 않은 심혈관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주은정, 장유수, 유승호 교수팀은 HPV 검사를 받은 30세 이상의 건강한 여성 6만 3411 명을 대상으로 고위험 HPV 양성 그룹과 음성 그룹으로 나눠서 5년간 심혈관 질환 발생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고위험 HPV 양성 그룹이 음성 그룹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1.2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비만과 대사증후군 유무에 따른 발생여부를 비교한 결과, 비만한 여성에서 고위험 HPV 양성 그룹은 HPV 음성 그룹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사증후군이 동반된 경우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는 현재까지 100여개 이상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 중 13가지의 바이러스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는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13가지 바이러스 감염 유무에 따라 고위험 HPV(High risk HPV) 양성과 음성으로 나눴다.
강북삼성병원 주은정 감염내과 교수는 "HPV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자궁 경부에만 존재하여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유수 교수는 "국내 여성의 고위험 HPV 감염률이 10% 내외인 만큼 많은 여성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고위험 HPV 감염된 상태에서 비만 또는 대사증후군이 생기면 심혈관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비만 하거나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미국 심장학회의 주요잡지인 Circulation Research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