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경찰이 영장도 없이 진료기록 등 자료제출을 요구하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25일 안내했다.
의협은 '환자 진료기록부 열람 및 제출 요구 관련 대회원 안내' 공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는 최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에 연루된 H성형외과에 대한 경찰 조사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의 일환이다. H성형외과는 이부진 사장이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받은 장소라고 알려졌다.
의협은 "원칙적으로 경찰의 임의수사에 따른 영장 없는 자료제출 요구는 적법한 절차(due process) 원칙이라는 수사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며 "이런 보건행정절차에 편승하거나 이를 빙자한 불법적인 수사자료 요구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경찰의 적법하지 않은 요구에 거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의료법 제19조와 제21조를 들었다.
제19조는 의료인에게 정보누설 금지 의무를 부여하고 있고 제21조 제2항은 환자가 아닌 다른사람에게 환자에 대한 기록을 열람하게 하거나 그 사본을 내주는 등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협은 "경찰의 임의수사와 보건당국의 행정조사가 병행될 수 있는 상황이 존재할 수 있지만 이는 엄격히 분리돼야 하는 것이 적법한 절차 원칙"이라며 "보건의료 행정권을 이용한 수사자료 확보는 인권의 최후 보루인 영장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려는 시도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장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사건 때문에 행정기관의 불이익 처분이 내려지면 적법절차, 영장주의가 훼손되는 중차대한 사태로 인식하고 강력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