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콜린알포세레이트 전문약 지위 박탈해야
"근거 부족·임상 유용성 약해…한해 2000억 보험 재정 축내"
최선 기자
기사입력: 2019-04-29 11: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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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예방약으로 처방되고 있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품목(대표약 글리아티린)이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건강보험으로 한해 2000억원 규모의 처방이 이뤄지고 있지만 미국에선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될 정도로 그 효능, 효과가 명확치 않다는 것이다.
29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는 "치매예방약으로 국내에서 처방되고 있는 콜린알포세레이트는 한 해 2,000억 원 넘게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 그 어디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건약은 "글리아티린은 미국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이미 보건복지부에서도 임상적 유용성이 높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며 "이처럼 효능이 불분명한 약이 전문약으로 지정된 것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최근 열린 경제활력대책 13차 회의에서 나온 현장 밀착형 규제혁신 방안에선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을 건기식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건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뇌대사개선제로 허가를 받은 콜린알포세레이트는 그 허가 사항을 입증할 문헌, 임상 자료가 거의 전무한 실태이다"며 "제약사가 애초 제출한 임상 자료는 공인된 임상 시험이라 보기에도 민망할 만큼 허접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자료를 근거로 연간 수천 억 원 건강 보험 재정 누수의 기반이 되는 허가를 내 준 식약처는 용감한 것인지, 무식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약처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에는 함구한 채 글리아티린이 외국에서 건기식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근거를 들어 함량을 3/4로 줄여 제약사들의 또 다른 판로를 열어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의약품은 부작용이나 내성, 습관성, 의존성 우려로 용량 조절이 필요한 약물로 의사의 처방 등을 통해서만 구할 수 있고 급여의약품은 임상적 유용성, 비용효과성이 있다고 평가된 의약품이다. 반면에 건기식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가공한 식품이다.
따라서 건기식의 기능성이라 함은 질병의 직접적인 치료나 예방이 아니라 인체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거나 생리기능을 개선하는 것을 의미한다.
건약은 "식약처 계획에 따르면 글리아티린은 그 내용이 절대 겹칠 수 없는 전문약과 건기식의 양면을 지닌 희귀한 트랜스포머 제제로 재탄생하게 됐다"며 "이번 인보사 사태처럼 식약처의 허가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허가 사항을 증명할 근거가 부재하고 임상적 유용성이 떨어진다는 점, 외국에서 건기식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전문약 지위를 박탈하고 급여 의약품에서 삭제해야 한다는 것이 건약 측의 입장.
건약은 "건기식이야말로 콜린알포세레이트에 적합한 위치"라며 "이번에 건기식으로 확대하려는 여러 천연물 추출 성분 의약품의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평가도 새롭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