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20명서 16명으로 축소 "적정 인원 연구 돌입"
뜨거운 감자 수련기간 단축 다음기회로…전공의 정원책정 기준도 상향↑
황병우 기자
기사입력: 2019-05-16 06: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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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 전공의 1년차 지원모집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마주한 핵의학과가 전공의 정원 축소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공의 지원이 줄어든 점을 감안해 몸집을 줄이고, 기존 지도전문의 2명에 전공의 1명을 배정하던 것에서 기준을 상향하는 등 위기의식에 따른 해결방안을 모색한 것.
이 같은 논의는 최근 열린 대한핵의학회 춘계학술대회 토론회에서 이뤄졌으며, 지난 4일 열린 핵의학회 평의원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됐다.
결정에 앞서 지난 1월 핵의학회는 2019년도 전공의 1년차 지원 모집에서 2명의 전공의 지원이 이뤄진 뒤 기존 수련 시스템을 변경하기 위해 전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핵의학전문의 247명, 핵과학자 41명을 합친 정회원 28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82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설문조사 안건은 ▲핵의학과 전공의 정원 축소 ▲지도전문의, 전공의 배정 방식 변경 ▲핵의학과 전공의 수련기간 축소 등 총 3가지.
핵의학과 전공의 정원 축소의 경우 ▲현행유지(20명) 23표 ▲15명으로 감축 7명 ▲10명으로 감축 41표 ▲9명 이하로 감축 11표 등으로 대부분 전공의 지원자가 급감한 현실에서 전문의 취득 후 경쟁을 줄이고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전공의 정원을 축소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2015년 21명의 전공의가 지원한 이후 2016년 12명, 2017년 9명, 2018년 6명, 2019년 2명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전공의 지원과 모집된 전공의의 중도포기율도 높은 상황에서 현 전공의 숫자 유지는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게 학회 측의 설명이다.
다만, 평의원회에선 정원축소와 달리 전공의 정원을 늘리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우선적으로 전공의 정원을 현재 20명에서 16명으로 줄이기로 확정했다.
정원 축소는 복지부 신고를 통해 오는 2020년도 레지던트 모집부터 적용할 예정이며, 학회는 이와 별개로 적정한 전공의 모집 숫자 파악을 위한 연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전공의 정원책정 지도전문의 2명당 1명에서 3명당 1명 기준 상향
또한 핵의학회는 전공의 정원정책을 위한 지도전문의 수 규정도 변화를 가져가기로 결정했다.
기존에 핵의학과는 대한병원협회의 수련병원 지정 및 전공의 정원책정 방침에 따라 병원별로 지도전문의 2인제 전공의 1인을 배정하고 있었지만(N-1), 회원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지도전문의 3인에 전공의 1인을 배정(N-2)하는 안으로 상향조정 한 것이다.
이러한 학회 결정에 따라 기존에 핵의학과 지도전문의가 2명만 있던 수련병원은 앞으로 전공의를 모집하기 위해선 1명의 지도전문의를 더 둬야한다.
학회는 이번 N-2의 상향조정안이 전공의 교육의 질 향상과 자연스러운 교원 수 증가를 담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급작스런 변화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1년의 시행 유예기간을 둬 각 수련병원이 대응 방침을 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특정 병원에 전공의 지원이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기존에 전공의 지원이 많던 시기에 사용했던 격년제 모집 방식을 고려하는 등 전공의 쏠림방지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전공의 수련과 관련해 주요 논의 과제 중 하나였던 수련기간 단축에 대해선 결정을 보류하기로 결정됐다. 회원 설문조사에선 전체 84명 중 66명이 3년 단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지만 이사회에서 장기대책 필요성이 언급된 것.
핵의학회 강원준 수련이사(신촌 세브란스)는 "내과와 외과도 장기간 논의 후 수련 축소가 결정됐고, 급작스럽게 4년에서 3년으로 줄이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분과전문의 제도가 있는 경우 수련 커리큘럼 정리가 용이하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TFT를 통해 방안을 고민할 예정이다"고 언급했다.
일부 규정 변경 효과 미비하다 회의론도…학회 "장기적 대안 될 것"
한편, 이번 전공의 수련 규정변경과 관련해 일부 회원은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제시하기도 했다.
젊은 의사들이 학문적 관심과, 수련환경도 중요하지만 수련 이후 안정적인 직업면에서 개선이 없다면 수련규정 변경의 효과는 미비할 것이란 시선을 보낸 것.
이와 관련해 강원준 수련이사는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전공의가 적다보니 병원에서 업무에 치이고 연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결국 1~2년차 때 실시한 연구를 3~4년차에서 또 하고 있는 등 이전보다 효율적인 수련이 어렵다고 진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강 수련이사는 "전문의 취득 이후 갈 곳이 많아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한다"며 "우선 수련 규정 변경을 통해 수련의 질을 담보하고 장기적 방안을 계속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