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DT 연구 15년 관찰 결과, 주요심혈관 사건 차이 없어
전문가들 "개별 맞춤 혈당조절 중요해질 것"
박상준 기자
기사입력: 2019-06-11 09: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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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을 강력하게 조절한 환자를 15년동안 관찰한 연구가 최근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 기간 중 발표되면서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 강도와 시점이 또한번 주요한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번에 공개된 VADT 연구는 1791명의 제2형 당뇨병환자를 강력한 혈당조절군(A1C 7% 미만)과 표준 조절군으로 나눠 심혈관 발생률을 관찰한 연구다. 지난 2009년 10년 관찰 결과(평균 5.6년)가 발표됐는데 당시 강력한 혈당조절군의 상대적 혜택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이미 당뇨병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에서 혜택은 기대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나아가 UKPDS 연구를 재언급하며 레거시 효과를 얻으려면 당뇨병 초기부터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러한 정론은 장기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더욱 명확해졌다. 새로게 공개된 VADT 연구의 15년간의 관찰 결과에서도 유의미한 혜택은 나타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심장발작, 뇌졸중, 울혈성 심부전 발생, 절단, 사망 등을 포함한 복합 심혈관 사건 발생률은 유사했다(HR 0.91; 95% CI, 0.78 to 1.06; P=0.23). 아울러 사망 개선도 확인되지 않았다(HR1.02; 95% CI, 0.88 to 1.18).
VADT 주 연구자인 미국 아리조나의대 Peter D. Reaven 교수는 NEJM 논문서평을 통해 "초반에 조금 혜택이 나타나는 듯했지만 장기적으로는 혜택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번 결과로 환자에 따른 맞춤형 치료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VADT 연구를 분석해왔던 국내 전문가들도 환자 맞춤형 치료에 의미를 부여했다.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는 심혈관 질환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 목표는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없으며 특히 특히 중증 저혈당이 있는 환자나 기대수명이 낮은 환자, 대혈관 합병증이 진행된 환자에서는 엄격한 조절보다 일반적인 혈당조절이 더 유익하다는 것이다.
가톨릭의대 권혁상 교수는 지난 경주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도 기본적으로 치료 기준은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치료"라면서 "당뇨병 동반 이력에 따라 평가하되 저혈당을 동반하지 않고 합병증을 발생하지 않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교수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당뇨병이 진행된 상태에서 철저한 혈당조절 시도는 일시적으로 심혈관 혜택이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혈당조절 효과에 따른 심혈관 예방효과나 사망률 개선 효과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국 당뇨병의 레거시 효과를 기대하려면 질환 초기에 중재를 시도해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