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부터 5일 일정으로 진행된 미국당뇨병학회(ADA 2019) 연례학술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메인세션으로 부각되진 않았지만 180개 이상의 세션 강의와 2000건 이상의 연구 발표 중 다양한 가능성이 읽히는 연구들이 학회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내 의료진, 제약사를 중심으로 도출한 당뇨병 장기 코호트 연구 결과나 신약 후보 물질, Dpp-4 억제제와 췌장염의 위험성 등 관심을 받은 연구를 정리했다.
▲당뇨치료제가 췌장염 부추긴다? 장기간 코호트 연구
먼저 DPP-4 억제제와 췌장염의 연관성에 관련한 연구가 포스터 발표됐다. 이민성 등 국내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에 등재된 자료를 기반으로 급성 및 만성 췌장염과 DPP-4i가 관련이 있는지 조사했다.
연구는 새로 진단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항 당뇨병 약물(n=33,208)으로 치료 한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이중 10,210명은 신규 DPP-4i 사용자, 22,998명은 DPP-4i 이외의 당뇨병 치료제 신규 사용자였다.
연구 결과 성, BMI, 흡연 및 음주 상태, 주거 지역 등을 조정 한 후에도 DPP-4i는 췌장염의 위험(aHR) 1.26, 95 % CI 1.06-1.50)을 유의하게 증가시켰다.
6개월의 약물 사용 시차를 적용했어도 췌장염 발생 위험은 여전히 통계적으로 유의(aHR 1.23, 95 % CI 1.01-1.51). 하위 집단 분석에서 췌장염 위험은 높은 합병증 점수를 가진 피험자에서만 나타났으며, 이는 DPP-4i 사용에 의한 췌장염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임상적 요인을 시사한다.
한편 헤모글로빈 당화지수(hemoglobin glycation index, HGI)와 만성신장질환(CKD)과의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도 공개됐다.
허지혜 연구진은 HGI와 CKD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당뇨병이나 당뇨병이있는 2,187 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실시했다. HGI는 측정된 HbA1c에서 예측된 HbA1c을 뺀 값으로 계산됐으며, HbA1c와 공복 혈장 포도당 수준 사이의 선형 관계로부터 계산됐다.
CKD의 전체 유병률은 10년 추적 기간 동안 335건(15.3%)였다. CKD의 발병은 HGI 값 순서에 따라 유의하게 증가했지만 HbA1c 값에 따라서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변량 분석에서 가장 높은 HGI 값을 지닌 그룹의 CKD 위험도는 1.57(95 % CI, 1.06-2.34)로 HbA1c를 조정 한 후에도 유의하게 높았다.
높은 HGI 값은 당뇨병이나 당뇨병을 앓고있는 치료 경험이없는 피험자에서 CKD 발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이러한 결과는 HGI가 HbA1c 수준과 관계없이 내당능 장애가있는 환자에서 CKD를 예측하기 위한 추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당뇨병 발병 가능성 찾아라…바이오마커에 주목
이번 ADA 2019에서는 당뇨병의 발병 과정과 합병증 가능성을 사전 진단하기 위한 바이오마커에 대한 연구도 활발했다.
이상배 등의 연구진은 당뇨병성 신장 질환(Diabetic nephropathy, DN)의 바이오마커로 당단백질 sCD93을 제시했다. 현재 DN의 진단에는 알부민뇨와 사구체여과율(eGFR)이 사용되고 있지만, 두 예측값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sCD93이 DN의 새로운 바이오마커가 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제2형 당뇨병 환자 97명의 혈청 sCD93과 DN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sCD93이 높은 그룹에서 eGFR 수준이 더 낮고 CKD의 발병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SCD93의 로그값 역시 알부민 대 크레아티닌 비율(ACR)이 (r=0.229, p=0.028)와 유의하게 연관돼 있었다.
한편 김경수 등 연구진은 트리글리 세라이드 포도당 (TyG) 지수를 사망률과 무알콜 지방성 간 질환/비알콜성 지방 간염의 예측 인자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한국인 318,224명을 대상으로 TyG 지수와 사망률과의 관련성을 평가했다. 먼저 NGT를 보면 높은 TyG 지수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HR 1.12, 95 % CI 1.03-1.22).
심혈 관계 질환 (HR 1.26, 95 % CI 1.02-1.55), 간 질환 (HR 1.26, 95 % CI 1.02-1.55) 또한 관련성이 있었지만 나이, 성별, BMI 지수로 조정한 이후에는 암과는 관련성이 없었다. 또 연구진은 지방간 지수(FLI)보다 TyG 지수가 비알콜성지방간염(NAFLD/NASH) 예측 인자로 적절하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저근육증이 내분비 대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탐구도 이뤄졌다.
남문석 연구진은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골격근 질량과 죽상 동맥 경화증 사이의 관계를 연구했다. 외래 진료소에서 2003년부터 2016년까지 총 8,91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총 경동맥 평균 CIMT 값을 측정했다. 그 결과 근육량지수가 감소할 수록 경동맥 판이 증가하면서 근육질량과 경동맥 플라그와의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골격근질량지수와 비알콜성지방간염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나 한국인 고령 당뇨병 성인 거주 지역에서의 저근육증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역시 근육량과 내분비 대사 사이의 연관성을 암시한다.
▲잠재력 보인 국산 당뇨신약 후보 물질
동아에스티가 개발 중인 신규 기전의 당뇨병치료제 DA-1241도 포스터 발표를 통해 잠재력을 확인했다.
미국 임상 1b를 진행하고 있는 GPR119 작용제 DA-1241은 NASH로의 적응증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다른 G단백질 결합 수용체(GPR)119 작용제와는 달리 DA-1241은 이전 연구들에서 포도당과 지질대사에 장기적인 유익한 효과를 보여왔다. 김진희 연구진 등이 참여한 연구에서는 시험관내 및 생체내 DA-1241의 당뇨병 효과를 조사했다.
DA-1241의 효능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준, 포도당신생합성, 간의 오토파지 변화로 평가했다.
DA-1241은 12주(n=34) 동안 고지방식량(HFD)을 섭취한 C57BL/6J 생쥐를 대상으로 관리됐으며, 혈청 인슐린과 GLP-1 수준은 8주차 경구 포도당 내성 테스트로 측정됐다.
연구 결과 DA-1241은 혈청 GLP-1과 인슐린 수치를 증가시켜 경구 포도당 내성을 개선했다.
DA-1241은 혈청 GLP-1과 인슐린 수치를 증가시켜 경구 포도당 내성을 개선했다. 공복 혈당 수치가 낮아졌고, DA-1241 투약 쥐에서 인슐린생성지표(insulinogenic index)도 개선됐다. 단, DA1241 치료를 받은 INS1E 세포에서는 인슐린 분비에서 의미있는 변화는 없었다.
DA-1241은 당신생성 효소의 발현을 감소시키고 HepG2 세포에서의 세포 자가 포식 현상을 차단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GLP-1 분비 개선과 간에서의 당생성 억제, 세포 자가 포식 차단이 혈당 조절 개선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