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노조, 열정페이 아니면 버틸 수 없는 보건노동환경 지적
10명중 8명 "인력부족으로 의료, 안전사고 발생위험 늘어난다"
황병우 기자
기사입력: 2019-06-18 12: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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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동자들 10명 중 7명이 최근 3개월간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직종별로 부서 내 인력부족을 체감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환자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노조)는 18일 지난 1월 조합원 6만6974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4만6447명이 참여해 54.4%의 응답률을 보였으며, 지난해 2만9620명에 비해 응답률이 약 23% 증가했다. 조사는 임금 및 직상생활, 노동조권, 인력 충원 등 총 7개 영역 39개의 구조화된 설문지를 통해 이뤄졌다.
먼저 보건의료노동자들의 실태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8%가 최근 3개월 간 '이직에 대한 고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8314명으로 23%로 네 명 중 한명은 적극적으로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직 고려에 대한 사유는(복수응답) ▲열악한 근무조건과 노동 강도 80.2% ▲낮은 임금 수준 51.6% ▲다른 직종/직업으로의 변경 26.6% ▲직장문화 및 인관관계 25.9%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된 이직이유인 '열악한 근무조건과 노동 강도'와 관련된 노동조건에 대한 부정적 상황이 지속되는 양상을 보였다는 게 보건노조의 분석이다.
식사시간에 대한 평가를 물었을 때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작년 2018년 46.7%에 이어 올해 2019년 47.5%로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일주일에 1회 이상 식사를 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간호조무사의 경우에는 간호사보다는 적으나 32.3%의 응답자가 일주일에 1회 이상 식사를 거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인력문제는 직종별로 모두 부서 내 인력 부족을 체감한다고 답했다 .
인력문제를 체감하는 경우(85.9%)가 그렇지 않은 경우(14.1%)에 비해 월등히 많았고, 간호사(88.6%), 방사선사(80.9%), 임상병리사(80.8%) 순으로 인력부족을 많이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악화되고 있는 요소로는 노동 강도 심화가 86.5%로 가장 높았고 ▲건강상태 악화 77.2% ▲사고위험 노출 72.1% ▲직원 간 갈등 53.9% 등으로 분석됐다.
끝으로 보건의료노조가 36개 병원에 대한 간호사 이직률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18년 한 해 동안 36개 병원의 전체 간호사 1만6296명 중 이직한 간호사는 총 2535명으로 이직률은 15.55%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1~3년차 퇴사자가 66.54%에 달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특단의 이직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보건노조의 설명이다.
보건노조는 "병원에서의 인력부족 문제는 노동자 개개인의 단순한 노동 강도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건강상태의 악화와 사고에의 노출이라는 위험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특히 시급한 해소방안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건노조는 "구조화된 설문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실태조사에 드러나지 않는 보건의료 현장의 모습은 더욱 어렵고 힘든 천태만상이 펼쳐진다"며 "다만, 보건의료노동자 정기실태조사는 노동현장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를 추려 정책과제를 도출하고 추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