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치히대 연구진, 고혈압약제-치매 발병 상관성 연구
ARB·ACE·CCB 등 계열 약제 모두 확률비 저하 관찰
최선 기자
기사입력: 2019-06-19 05: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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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LT-2 억제제 계열의 심혈관계 보호 효과가 입증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혈압 약제의 '새로운 기능'이 관찰되고 있다.
코호트 연구에서 고혈압 약제 사용시 치매 발병 위험 감소가 나타나면서 적절한 치매 치료제가 없는 현 상황에서 치매 지연 내지 발병 위험 감소 기능으로 고혈압 약제가 새롭게 부각될 전망이다.
최근 항고혈압 약제의 알츠하이머, 치매와의 연관성을 다룬 두 편의 연구가 게재되면서 고혈압 약제의 새로운 가능성이 제기된다.
알츠하이머 병 저널에 10일 게재된 독일 라이프치히(Leipzig) 대학 볼켄 젠스(Bohlken, Jens) 교수 등의 연구는 고혈압제의 사용과 치매의 발병 사이의 상관성에 집중했다.
연구진은 60세 이상의 환자를 포함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독일에서 치매로 진단된 환자의 혈압 수치를 기록했다. 치매의 경우는 연령, 성별, 색인 연도, 진단에 근거한 성향 점수를 사용해 비 치매 대조군과 일치시켰다.
치매 환자 1만2,405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RB) 투약자의 치매 확률 비율(Odds ratio)은 0.74~0.79로 나타났다. ARB 계열 복용자에서 21~26% 가량 치매 확률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이어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 (0.85 ~ 0.88의 OR) ▲칼슘 채널 차단제 (0.82 ~ 0.89의 OR) ▲베타 차단제 OR = 0. 88)와 같은 타 계열 고혈압 치료제 역시 치매 발병률의 감소와 관련이 있었다.
연구진은 "항고혈압제 치료만으로는 치매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다"며 "다만 이번 연구는 항 고혈압제 사용이 고령자의 치매에 길항 작용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결론내렸다.
혈압약 닐바디핀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해마 혈류 사이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도 미국고혈압학회 저널(Hypertension)에 17일 게재됐다.
뇌 혈류 감소(cerebral blood flow, CBF)를 포함한 뇌 혈관 변화는 발생 초기에 발생하는데 알츠하이머는 질병 진행을 촉진시킬 수 있다.
연구진은 58명의 환자를 임의로 29명씩 두 그룹으로 나눠 닐바디핀 칼슘 길항제와 위약군의 6개월간 투약이 CBF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했다.
평균 연령은 72.8 ± 6.2 세 였고, 평균 정신 상태 검사(MMSE)는 20.4 ± 3.4이었다. 닐바디핀 치료는 수축기 혈압을 감소(-11.5 mmHg)시킨 반면 전체 뇌 영역의 혈류 흐름은 원활(+5.4mL/분)하게 했다.
해마의 CBF도 전체적으로 20.1~24.4mL/100g/분으로 올라갔지만 후부 대뇌 피질에서 CBF의 유의한 변화는 없었다(5.2mL/100g/분). 혈압약 복용이 뇌 혈류 감소를 막아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유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뜻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연구진은 "닐바디핀이 혈압을 감소시키는 반면 해마에서는 CBF를 증가시켰다"며 "이는 알츠하이머 병의 대뇌 자동 조절뿐만 아니라 뇌 혈관에 전체적으로 유익한 쪽으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이와 관련 대한치매학회 최호진 홍보이사는 "가능성을 다루는 연구기 때문에 고혈압 약제가 치매 치료에 1차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고혈압약제의 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다룬 내용이 동물실험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