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해당 본과 2학년 대부분 변화 인지 못해…2년 뒤 혼란 예측
커리큘럼 변화도 없어 수험생 부담 가중 "실기 틀 변화해야"
황병우 기자
기사입력: 2019-06-25 06: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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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이하 의사국시 실기)이 2021년부터 변화를 예고했지만 변화의 당사자인 본과 2학년 의대생들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아직 실기시험 변화를 인지하고 있는 학생도 적은 상황에서 커리큘럼이 달라지지 않는 것에 대한 부담을 표출하고 있는 것.
특히, 변화를 인지하는 의대생 숫자가 적기 때문에 제도 도입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낼 기회가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 10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은 2022년도 제86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2021년 하반기 시행, 2022년 졸업예정자 대상)의 변경사항을 공고한 바 있다.
주요 내용은 시험문제수를 기존 12개에서 10개로 변경하고, 문항별 시험시간도 기존 5분내지 10분에서 12분으로 통일하게 되며, 기존에 진료문항과 수기문항으로 구분되던 문항유형을 종합문항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의사국시 실기가 시행된 지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국시원을 비롯한 전문가 등을 통한 의견수렴을 통해 개선안을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실기시험 변화의 적용 당사자인 의과대학 본과 2학년들은 대부분 이러한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상황.
지방 국립대 본과2학년 A의대생은 "실기시험변화에 대해 학교에서도 별다른 언급이 없었고 공개적으로 많이 나오지 않아 질문을 받기 전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단순히 혼자만 모르는 것이 아니라 동기들 대부분이 실기시험 변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또 서울 사립대 B 의대생은 "마찬가지로 실기시험 변화에 대해서는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며 "이미 실기시험 변화가 정해진 상황에서 당사자 입장에선 미리 대응할 필요가 있는데 제대로 된 정보전달이 안됐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은 실기시험 변화에 대한 인지부족이 자칫 제도 시행 시기에 반발을 살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대협 관계자는 "제도변경이 개선이 목적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방향이라도 적용시기가 2년 후이기 때문에 실제 체감에 따른 문제도 2년 뒤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어떤 제도든 만들어지는 시기에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적용 당사자들이 변화를 인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예상치 못한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즉, 그동안 지적된 한계점을 개선하기 위해 진행되는 실기시험 변화가 자칫 전문가위주의 의견이 반영될 경우 또 다른 한계를 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커리큘럼 괜찮다고 하지만…실기시험 준비과정 부담↑
실기시험 변화에 따라 또 한 가지 파생되는 문제점은 현 커리큘럼이 변화되지 않은 실기시험에 맞춰져 있다는 것.
커리큘럼 변화에 대해 한국의학교육학회 이영한 회장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한희철 이사장에게 문의했을 당시 두 사람 모두 현 커리큘럼으로도 충분히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치르는 데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본과 2학년 의대생들은 현 커리큘럼으로 충분하다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A의대생은 "현재도 실기를 공부하고 연습하는데 바뀌기 전의 실기시험에 맞춰 준비하는 상황에서 괜찮다고만 하는 것은 무책임한 면이 있는 것 같다"며 "지금도 실기시험을 치르기 직전에 집중적으로 하고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 상황에서 교육과정도 바뀌어야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사립대 B의대생은 "지금도 학교에서 실기시험을 1부터 100까지 케어해주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현 커리큘럼에서도 괜찮을 것이라는 교수님의 말에는 공감한다"며 "하지만 많은 정보를 앞서 시험을 경험한 선배로부터 받지만 이젠 시험을 처음 보는 입장에서 굉장히 부담이 늘어난 상황이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의대협 전시형 회장은 앞으로 실기시험이 '시험을 위한 시험이' 아닌 교육과정에서 충분히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변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지금 의대생들이 실기시험에 대한 역량은 시험을 준비하다가 생기는 것이지 그 전의 실습과정이나 임상교육과정에서 충분이 학습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의대생 사이에서도 실기시험을 잘 준비해주는 학교가 시험이전에 쌓아야할 지식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닌 시험 대비를 할 수 있도록 연습기회를 많이 주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치 고3 수험생처럼 한 학기나 일학년을 비워서 족집게처럼 공부하는 것은 시험을 위한 시험이 되는 것"이라며 "면허시험의 맹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과대학 커리큘럼 중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한 방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