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 산모 724명 대상 직접 대조 연구 결과 출산율 차이 없어
기능적 단심실 선천성 심장기형 결과만 유의미한 상승
이인복 기자
기사입력: 2019-06-26 06: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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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의 정확성과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다학제 협진에 대한 역설적인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상당수 질환에서 다학제 진료와 일반 진료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점차적으로 다학제 진료가 필요한 분야를 정해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김태정 연구팀은 태아 심장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 724명의 산모를 대상으로 다학제 진료의 직접 비교 연구를 진행하고 25일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ine Science(JKMS)에 게재했다.(10.3346/jkms.2019.34.e170)
연구팀은 다학제 진료가 본격화된 2013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의 산모들을 대상으로 다학제 진료군과 일반 진료군으로 나눠 직접 비교 연구를 진행했다.
태아 심장 초음파를 통한 선천적인 심장기형 진단이 비교적 정확해진 상황에서 다학제 진료가 실제 건강한 출산으로 이어지는데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따라서 연구팀은 724명의 산모 중 초음파 소견상 심장의 이상 소견이 없었던 463명을 제외하고 남은 261명의 산모를 다학제 진료를 받은 군과 그렇지 않은 군으로 나눠 직접 비교했다.
그 결과 산부인과와 더불어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다학제 진료를 받은 산모 121명의 출산율은 64.5%로 집계됐다.
또한 소아 심장 전문의 진료만 받은 산모 140명의 출산율은 68.6%를 기록했다.(P=0.48) 다학제 진료를 받은 군의 출산율이 소폭이나마 오히려 출산율이 더 떨어진 셈이다.
다학제 진료가 정확한 진단과 효율적인 치료법을 제기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반대의 결과다.
태아의 심장기형의 유형에 따라 조사한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상당수 심장 질환에서 다학제 진료군의 출산율은 비교군에 비해 전혀 우세한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이다.
각 유형별 다학제 진료 후 출산율은 대혈관전위증군에서 69.2%, 폐동맥 폐쇄군에서 68.7%, 방실중격결손군에서 60%, 좌심형성부전군에서 55.6%를 기록해 대부분이 대조군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다학제 진료가 효과를 보이는 분야도 있었다. 기능성 단심실군이 대표적인 경우다.
실제로 기능적 단심실군에서는 다학제 진료를 받지 않은 산모의 출산율은 37.9%에 불과했지만 다학제 진료를 받은 산모는 64.1%로 거의 두배가 올라갔다.
양심실군에서 다학제 진료를 받은 산모가 65.4%, 대조군이 73.3%를 보인 것과는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연구를 진행한 김태정 교수는 "다학제 진료가 모든 부분에서 효과를 내지는 못하지만 단심실군에서는 분명한 효과를 보인 만큼 향후 이러한 군에 대해서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출산율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