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사흘 사이 두 번이나 만났다. 한 번은 단식투쟁 현장에서, 다른 한 번은 국회에서다.
하지만 양측은 진전 없이 서로의 입장 차만 거듭 확인했다.
의협은 복지부와 12일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의 중재로 국회 수석전문위원실에서 만났다. 의협에서는 박종혁 대변인과 성종호 정책이사가, 복지부에서는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과 이중규 보험급여과장이 참석했다.
국회 업무보고가 열리고 있어 복지부 관계자들이 서울로 모이는 만큼 이명수 의원이 대화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양 측은 한 시간 동안 대화를 이어갔다. 질의 시간이 임박한 이명수 의원이 자리를 뜨고도 약 20분을 더 대화했다.
이명수 의원은 "의협이든 복지부든 대의는 국민을 위한 것에 있는데 양쪽 모두 갭(gab, 차이)이 많이 있다"라며 "최대한 그 차이를 줄일지에 대해서 논의해야 한다는 의미로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성종호 정책이사도 "이번 단식투쟁은 일회성이 아니라 대외적으로 복지부와 협의해 가는 과정에서 절박함이 깔려 있는 것"이라며 "의협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공감하는 부분에 대해 대화를 해 나가자고 거듭 이야기했다. 김강립 차관이 지난 8일 최대집 회장이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서울 이촌동을 찾아서 했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기일 정책관은 "지난 2월 진찰료 30% 인상 요구와 함께 의료계와 정부가 갈라서게 됐는데 이 부분도 대화를 하다 보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긍정했다.
더불어 "국고지원금 확대,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은 복지부도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중환자실, 신생아실 등 필수의료 중심으로 보장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도 같이하고 있다.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대화를 하자"고 말했다.
간담회를 마치고 나온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서로 갖고 있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라며 "투쟁은 정부를 보고 하는 게 아니라 국민 건강을 위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갈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