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선진국 12개국 대상 52만 6336명 관리 현황 분석
유병률 비롯해 인식률, 치료율, 통제율 모두 큰 폭으로 개선
이인복 기자
기사입력: 2019-07-22 11: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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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환자에 대한 정부와 의료진의 인식이 크게 높아지면서 우리나라가 미국과 견줄 정도로 관리가 잘되는 나라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과 독일, 이탈리아, 호주, 캐나다 등 세계 고소득 선진국 12개 국가의 관리 현황을 비교한 결과 세 손가락에 꼽힐 만큼 최상위권에 랭크되며 본보기로 거론되고 있는 것.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빈 조우(Bin Zhou) 박사팀은 고소득 선진국 12개국 총 52만 6336명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관리 현황을 취합해 분석하고 이 결과를 현지시각으로 19일 란셋(The Lancet)지에 실었다.(10.1016/S0140-6736(19)31145-6)
연구진은 미국을 포함해 호주, 캐나다, 핀란드,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뉴질랜드, 한국, 스페인 등 12개 고소득 국가를 대상으로 1976년부터 2017년까지 국민 건강 조사 설문에 참여한 40세에서 79세까지 고혈압 환자를 비교 분석했다.
이렇게 모아진 52만 6336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고혈압 발생률이 가장 낮은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호주와 캐나다였으며 가장 높은 국가는 핀란드였다.
특히 고혈압 인식 및 치료율을 분석한 결과 1980년대에 비해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된 국가로 한국이 꼽혔다.
실제로 한국은 1980년대 고혈압 치료율이 40%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2016년대에는 74%까지 올라가며 가장 높은 개선율을 보였다.
연구진은 "2000년대 초반부터 12개국 모두 고혈압 인식과 치료율, 통제율이 증가했다"며 "가장 큰 개선을 이룬 곳은 한국이었고 최근 조사에서 인식과 치료, 통제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과 미국, 독일이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인 분석 결과를 봐도 우리나라는 고혈압 관리에서 상당한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 여성을 기준으로 고혈압 유병률을 보면 우리나라는 34%로 12개국 중 호주(33%)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았다.
핀달드가 52%, 이탈리아가 45%, 미국이 44%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고혈압 사전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식률 또한 최상위권에 속했다. 인식률 분석 결과 가장 높은 나라는 독일로 87%에 달했으며 미국이 86%에 이어 한국이 76%로 3위권을 기록했다.
치료율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의 치료율은 74%로 미국과 독일(각 80%)를 제외하고는 가장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아일랜드가 50%, 일본이 55%, 스페인이 56% 등 다른 선진국들이 50%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치료가 잘 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관리율도 한국은 53%를 기록해 독일 58%, 미국 54%에 이어 3위권에 랭크됐다. 반면 일본은 29%에 불과했으며 이탈리아도 31%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빈 조우 박사는 "물론 미국이 일관되게 우수한 기준을 지키고 있지만 한국과 독일이 상당한 개선을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미국보다 우수한 성적도 나타났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