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만명 대상 항고혈압약 잠재적 부작용 연관 유전자 조사
약제와 장 질환 연관성 최초 규명 "처방은 그대로 유지해야"
이인복 기자
기사입력: 2019-07-05 06: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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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메살탄으로 촉발된 항고혈압약의 장질환 부작용을 규명할 수 있는 연구가 나와 주목된다. 이를 계기로 향후 부작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지 관심이다.
런던 임페리얼 컬리지(Imperial College London) 디펜더 질(Dipender Gill) 교수팀은 항고혈압약의 잠재적 부작용을 분석하고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가 발간하는 서큘레이션지(Circulation) 4일자에 이를 게재했다.(10.1161/CIRCULATIONAHA.118.038814).
이번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75만명을 대상으로 주요 항고혈압 성분인 ACE 억제제(ACE-inhibitors), 베타 차단체(beta-blockers), 칼슘 채널 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s)를 복용한 환자들의 유전자를 분석하는데 초점을 뒀다.
이를 통해 항고혈압약의 효과와 더불어 실제 처방을 받은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부작용의 원인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세가지 약물들은 전 세계에서 수백만명이 복용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잠재적 부작용에 대한 조사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임상시험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연구 목적을 설명했다.
따라서 연구진은 각각의 약물에 대한 부작용 임상실험에 앞서 처방받은 환자들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약물의 효과와 부작용을 점검하는데 집중했다.
약 900여개의 부작용 유전자 변형 결과를 미세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특정 유형의 항고혈압약을 복용한 군에서 특이점을 발견했다.
회귀 분석 연구 결과 비-디히드로피리딘(non-dihydropyridine) 계열의 칼슘채널길항제 치료군에서 다른 약물대비 장게실증 발생위험이 1.4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HR 1.49, 95% CI, 1.04-2.14)
비-디히드로피리딘 계열로는 베라파밀(verapamil) 또는 딜티아젬(diltiazem)이 대표적이다. 반면 디히드로피리딘(dihydropyridine) 계열에서는 장게실 발생률이 높지 않았다(HR 1.04; 95% CI, 0.83-1.32).
연구를 진행한 디펜더 질 교수는 "항고혈압약이 장 질환을 일으키는 연관성을 규명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확인한다면 향후 임상실험 설계에 성공율을 매우 높여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가 칼슘 채널 차단제(CCBs)의 처방 지침 변경이나 복용 중단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며 "급하게 임상 관행을 변경하기 보다는 향후 연구의 기반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질환은 일부 항고혈압약의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난 2016에는 올메사르탄과 그 복합제들이 퇴출 위기까지 몰린 끝에 허가 변경으로 마무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