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성심 손종희 교수팀, 159명 환자데이터 분석
|개연군발두통, 군발두통 보다 두통발작시간 1.7배
문성호 기자
기사입력: 2019-08-21 10: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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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기준 한 가지를 충족하지 못한 가벼운 두통이 오히려 통증시간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손종희 교수팀(신경과)은 21일 '한국 군발두통 레지스트리(Korea Cluster Headache Registry) 데이터'를 이용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군발두통은 자살두통이라고 불릴 만큼 통증이 심각한 두통이다. 출산보다 더 심한 극심한 두통이 하루에 여러 번 반복되며, 극심한 두통에 눈물, 콧물까지 나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국제두통학회는 한쪽 눈 혹은 관자놀이 부위에 심한 통증이 치료하지 않을 경우 15~180분 동안 지속되거나, 두통이 이틀에 한번에서 하루에 여덟 번 정도의 빈도를 보이는 등 증상이 최소 5회 이상 발생한 경우 군발두통으로 진단하고 있다.
개연군발두통은 군발두통 진단기준에서 발작 횟수가 부족하거나, 횟수는 충족해도 나머지 다른 진단기준 1개를 충족하지 못할 때 진단한다.
이를 근거로 손 교수팀은 2016년 8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전국 15개 병원에서 군발두통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159명의 데이터를 조사·분석했다.
분석결과, 전체 가운데 12.6%(20명)는 개연군발두통 환자였으며, 이들은 군발두통 환자보다 더 오랜 시간 두통발작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균 두통발작 지속시간을 비교해보면 군발두통 환자군(139명)에서 94.3분인 반면, 한 가지 증상기준이 부족한 개연군발두통 환자군(20명)에서는 163분으로 1.7배나 더 길었다.
즉 개연군발두통 환자들이 군발두통 환자보다 평균 69분 더 두통발작을 겪었다는 것이다. 일부 개연군발두통 환자는 두통발작이 최대 600분까지 지속되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국제두통학회가 제시해 국내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군발두통 진단기준이 국내 군발두통환자의 증상과 고통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연군발두통 환자 20명 가운데 37%(6명)는 '군발두통 진단기준'인 두통 지속시간 15~180분보다 더 긴 시간 두통발작을 겪었다는 이유로 군발두통의 전 단계인 개연군발두통 진단을 받았다.
손종희 교수는 "개연군발두통은 현재 두통의 진단·분류에서 군발두통의 진단 기준을 맞추지 못했지만, 두 질환은 임상양상, 동반질환, 삶에 미치는 영향 등이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형적인 군발두통 기준에 충족되지 않아서 제때에 정확하게 진단을 못 받거나 치료가 늦추어 지는 경우가 있는데, 개연군발두통은 방치하면 군발두통으로 진행될 수 있고 군발두통 환자가 느끼는 삶의 고통과 유사하기 때문에 진단·치료·지속적인 관리가 군발두통과 동일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 인 뉴롤로지(Frontiers in Neurology)' 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