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상 연골 수술 건수 10만명당 154건…미국은 17건 불과
|"전 국민 건강보험 제도 주요 원인…심평원이 그나마 억제"
이인복 기자
기사입력: 2019-08-22 06: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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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무릎 연골 수술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10만명당 평균 건수가 미국의 10배에 달했으며 일본보다도 7배가 많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 국민 건강보험 제도와 정형외과에 대한 높은 접근성을 이유로 들며 그나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해 일정 부분 억제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인제대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정규성 교수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를 통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된 무릎 연골 수술 현황을 분석하고 20일 대한의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ine Science에 결과를 게재했다(doi.org/10.3346/jkms.2019.34.e206).
연구진의 분석 결과 대표적인 무릎 연골 수술인 반월상연골 절제술은 2010년 6만 5752건에 불과했으나 2017년에는 7만 88건의 수술이 진행돼 12.67%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월상연골 봉합술은 2010년 9055건이 시행됐지만 2017년에는 1만 4945건으로 무려 65.4%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전체 무릎 연골 수술 건수에서 봉합술의 비율은 2010년도에 12.1%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16.7%로 늘며 절제술에서 봉합술로 대체되어 가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경향에는 성별 차이도 있었다. 반월상연골 절제술의 경우 남성(43%)보다 여성(57%)에서 더 많이 시행된 반면 봉합술은 남성(54%)이 여성(46%)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렇듯 무릎 연골 수술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실제로 10만명 당 수술 건수를 비교하자 우리나라는 평균 154건으로 미국의 17명에 비해 거의 10배나 높은 수준이었다.
일본과의 비교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은 10만명 당 수술 건수가 22건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통계적으로 7배 정도 더 많이 수술을 받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연구진은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와 정형외과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연구진은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가 있어 수술 비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저렴한 것이 사실"이라며 "또한 정형외과 병의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도 다른 나라에 비해 수술이 크게 늘어난 이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렇게 폭증하던 수술 건수도 2014년부터는 증가세가 다소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심사를 강화한 시기와 맞물린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심평원이 반월상 연골 수술에 대한 적응증 심사를 강화하고 코드를 일부 변경하면서 크게 늘던 수술 건수가 일정 부분 억제되는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심평원의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첫번째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한국형 가이드라인 개발은 물론 예방과 건강보험 재정 관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Journal of Korean Medicine Science 박정원 편집위원(이화의대)은 "우리나라의 보험 제도로 인해 의료 접근성이 매우 높고 이로 인해 수술 건수가 확연히 높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라며 "다른 질환과 수술 군에서도 이와 같은 빅데이터 연구가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