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가계약을 위한 의료공급자와 보험자와의 본격 협상을 앞두고 의료계 내부에서 건강보험 통계자료 발표를 늦춰줄 것을 요청하는 제안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성재)에 공식 제기돼 주목된다.
개원의 및 병원의사 2,3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민주의사회(회장 선욱)는 16일 건보공단에 공문을 발송하고 금년도 건강보험 통계자료를 연말이 아닌 내년 초에 발표할 것을 요청했다.
민주의사회는 요청서에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의 작년 1년간 보도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상당수가 의료계에 부정적인 보도자료였으며 이중 통계자료를 이용한 경우가 가장 많이 조사됐다”고 지적했다.
민주의사회는 이어 “통계자료를 편의적으로 분석하여 보도함으로써 불신을 조장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통계자료가 의료제도의 개선을 위해 사용될 목적이라면 수가협상 등의 일정으로 민감한 시기인 연말보다는 연초에 발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요청했다.
민주의사회가 작년 1년 동안 복지부, 건보공단, 심평원 등 보도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총 183건의 43%가 통계자료를 이용했으며 심사지침, 약가 인하 등과 같은 규칙 제정(40%)의 내용을 담았다.
특히 지출억제를 강조한 보도자료 중 의료계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32.1%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민주의사회 선욱 회장은 “정당한 수가계약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국민의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고 어느 특정한 직능이 지탄의 대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며 “수가계약 시기에 통계자료를 발표하는 것은 국민 불신을 조장하는 행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공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 “통계자료 발표는 일정한 의도성을 두고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분기에 따라 발표하는 것이다”고 말해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