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최근 정부의 잇따른 탄압정책과 8월 감기전산심사 시행에 따른 불만을 인터넷 게시판에 표출하고 동료의사들에게도 참여를 종용하고 있어 의료계의 대정부 사이버 시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20일 의사들 커뮤니티 등에 '살아날 길 공개합니다' 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익명의 한 의사는 "가만 있으면서 이불속에서 고함지른다고 누구하나 들어줄리 없다"며 동료의사들로 하여금 사이버시위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의사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심평원과 복지부 장관이 모니터해서 향후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해당기관에서 기회를 제공할 때, 며칠만이라도 그곳으로 총 출동해 우리의 의견을 올리자"고 주장했다.
이에 심평원 홈페이지 알림마당의 '나도 한마디'라는 게시판에는 감기전산심사와 관련된 불만과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글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으며 이틀간 70개의 게시물을 기록했다.
심평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 글쓴이 '황당'은 "감기를 일률적으로 전산심사 하고 그것도 모자라 약종류와 개수를 제안할 바에야 증상에 맞는 처방 자판기를 설치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아예 감기 처방 발행 자판기를 설치하라"고 자조섞인 주장을 내세웠다.
또한 작성자 'B'는 "심평원 직원들 병원에 왔을때 정녕 심평원 지침대로만 진료하기를 원하는가"라며 "의사들이 아픈사람 보고도 설마 모른채 하지 않고 자비로라도 필요한 처치를 해주겠지라는 착각에 빠져있는 것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의료사고나면 지침은 지침일 뿐이지 의사의 과실이고, 사고 안나면 과잉처방으로 도둑놈으로 몰 것"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한 '질렸다'라는 글쓴이는 "의대에서 뭐하러 힘들게 공부하고 밤새 환자 보면서 수련의, 전공의 과정을 거쳤는지 요즘은 도통 후회된다"며 심평원 직원들이 의사들보다 훨씬 더 똑똑하고, 심평원 컴퓨터가 의사들 보다 훨씬 더 아는 것이 많은 것 같던데 심평원 직원들을 의대교수로 추천한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글들은 전산심사 시행 공지가 뜬 18일 이후로 봇물을 이뤄 의협의 구체적인 대처가 없는 한 앞으로도 개원의들의 사이버 시위는 지속될 전망이다.
사이버시위를 벌이고 있는 한 의사는 "직접 글쓰기가 어려우신 분은 글중에 좋은 글들을 골라서 '맞습니다' 또는 '옳습니다' 식의 리플이라도 좀 올려달라"며 "익명이라도 가능하니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시기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다른 한 개원의는 "이런것 마저도 안하면 저들은 우리를 더 우습게 볼 것"이라며 "의협이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 일개 민초들이라도 나서서 생존권을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답한 심정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