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급 의료기관의 간호조무사가 1년간 근무하면서 관리감독이 소홀한 틈을 이용 수천만원에 이르는 거금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20일 서초구의사회에 따르면 최근 간호조무사 박 모씨(42, 여)가 강남지역 의료기관을 전전하며 환자들에게 '미수금'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보고됐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서초구 L산부인과로 지난 2002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박씨는 동료 이모씨와 짜고 총 1천만원에 이르는 진료비를 수납과정에서 갈취해 이를 미수금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인지한 L산부인과 원장이 해고를 종용하자 박씨는 부당해고로 원장을 노동부에 고발, 해고수당을 지급받고 퇴직했으며 현재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해고된 박씨는 노동부 고발과정에서 다솜케어 산부인과에 이중으로 취직했으며 병원에서 도난사건이 잇따라 물의를 일으키자 또다시 해고수당을 지급받기 위해 6개월간 버틴 것으로 드러났다.
L산부인과 원장은 "처음에 횡령사실을 알았을 때 그 금액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몸져 눕게 됐다"며 "믿고 맡겼는데 이렇게 되다니 심정이 착찹하다"고 토로했다.
다솜케어 이이경 원장은 "금품 도난사건이 잇따라 CCTV까지 설치하고 별 짓을 다했는데 지금은 빨리 나가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며 "정당한 해고 사유인데도 불구하고 노동법을 악용해 해고수당을 받아내고 노동청 사무실 가는 날까지 일당을 받겠다고해 황당했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또한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회원들에게 사례를 널리 알려야 한다"며 "아마도 또다른 병원에서 이같은 행각을 벌이고 있을지 모를 일"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