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변경한 ‘격리실 입원료 인정기준’과 관련 시민단체들이 ‘환자에게 재갈을 물리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5일 ‘넋나간 심평원의 심시기준 변경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격리실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제대로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격리실 입원기준을 전면 재수정하라”고 촉구했다.
심평원은 최근 격리실 입원료 입원기준에 대해 ‘반드시’ 격리하는 의무 조항을 ‘감염의 위험이 있는 경우’로 변경했다. 또 ‘회복될 때까지’로 규정한 격리기간도 ‘감염의 위험이 소실될 때까지’로 완화했다.
단, 격리실 입원여부는 ANC가 500/mm³ 이하를 원칙으로 하되, 담당의사의 판단에 따른다며 의사의 재량권을 인정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가 특히 지적하는 부분은 의사의 재량권 인정 조항이 격리실 인정기준의 기본원칙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
건강세상은 “대형병원들이 격리실을 제대로 운영치 않고 환자에게 상급병실을 강요한 것이 드러난 상황에서 심평원이 격리실 입원여부를 의사의 재량권을 통해 의료기관의 자의적 해석을 보장한 것은 환자들이 항의조차 할 수 없게 재량을 물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번 기준 변경으로 격리실 입원과 관련한 보험급여는 정부가 아닌 의료기관의 판단하에 결정하는 구조로 바뀌었다”면서 “이런 식의 기준이라면 다른 심사평가 기준에도 병원과 의사의 판단을 전적으로 수용해야 하며, 그러면 심사할 내용이 없는 심평원은 해체가 오히려 맞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최근 격리실 운영실태조사를 통해 대형병원들이 격리실이 없이 격리 환자에게 상급병실과 상급병실료를 요구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부당하게 청구한 상급병실료 차액을 반환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