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시험이 끝나고나자 각 병원마다 인턴 면접 등이 행해진데다 민족대명절인 설 연휴를 앞두고 있어설까.
의국탐방 컨택이 쉽지 않은 가운데 외과파트의 하나인 한양대 비뇨기과 의국이 선정됐다.
차가운 바람이 코트자락 사이로 스며들고 매운바람결이 꼬끝을 맹맹하게 만드는 늦겨울 한파가 휘몰아 치는 아침, 바람부는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한양대병원 9층 의국으로 향했다.
"비뇨기과 하면 하면 일반인 뿐만 아니라 동료 의사들도 남성질환 중심 치료 등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개원가가 아닌 병원에서는 암관련 양성 및 악성종양 질환이나 결석관련 환자가 가장많고, 요도이상, 콩팥손상, 음낭수종, 정류고환 등의 선천성 질환, 고령인 경우 전립성 비대증, 여성의 복합성 요실금 질환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입원환자 중 암환자 비율 40~50%
현재 한양대 비뇨기과 의국원들은 3년차 박성철 치프, 조승훈 레지던트, 2년차 박성열, 이행남 전공의, 1년차 이재원, 이성진 전공의 이렇게 각 년차당 2명씩 총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3년차 조승훈 전공의와 1년차 이성진 전공의는 2달씩 로테이션 되는 구리 한양대 병원에 파견을 나가 수련 중이다.
3월부터 레지던트 1년차로 합류하게 될 인원이 김병석 인턴을 포함 3명이 될 예정.
"지난 3년간 TO가 년차당 2명이었습니다. 구리병원으로 정기적 파견을 나가느라 손이 딸리는 현상이 있었는데, 이제 좀 완화될 것 같아 기쁘죠." 설명하는 박성철 치프의 얼굴이 밝다.
"외래 환자도 그렇지만 대학병원 비뇨기과는 암환자가 많습니다. 입원환자의 경우 많을때는 50%에 이르죠. 신장암이나 전립선 암 등과 일반적 양성종양 환자들, 또 결석을 가진 환자가 많구요. 출산이후 나타나는 여성요실금 환자도 많은편입니다."
탐방일 오전 8시부터 59세 여성 요실금 환자 수술을 마치고 왔다면서 들려주는 설명이다.
하루에 3~4건의 수술, 겨울방학엔 포경수술 늘어
한양대 비뇨기과에서 일주일간 진행되는 수술은 약 15건에서 20건 정도, 보통 하루에 3~4건 정도의 수술을 하게된다.
"오늘은 수술이 1건만 잡혀 있었구요. 내일이 3건인가 4건인가...확인해 봐야겠어요. 원래 일주일 중에 3~4일간 확 바쁘고 한 1~2일은 한가한 편인데, 설 연휴 전이라선지 정말 한가한 편입니다. 오히려 국소 수술을 연기하시는 환자분도 더러 있구요. 명절 지나고 한창 바쁠것 같습니다."
겨울방학철이 되면 학생들의 포경수술이나 미뤄왔던 선천성 이상 질환 수술이 증가한다고 전하며, 적절한 포경수술 연령 대는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생이 이상적이라고 귀뜸한다.
포경수술이나 정관절제술, 정관복원술 등은 비교적 가벼운 수술이지만 비뇨기과라는 과 특성상 고령환자의 경우, 소변에 피가 섞이는 현상이나 요실금 질환 등을 가족 등에게 숨겨오다 참을수 없을 만큼 힘들어지면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아 질환 상태가 중병인 경우도 많다고 밝힌다.
"요로 결석 등의 결석 관련 질환은 통증이 극히 심합니다. 심지어 여성 환자분들은 아기낳는것 보다 힘들다는 분들도 계시죠. 그런 분들에게 체외충격파 쇄석술(ESWL)을 행하게 되구요." 2년차 이행남 전공의의 설명이다.
마침 외래환자 중에 쇄석술을 받는 75세 조모 환자분이 있어 그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결석부위에 물을 채운 음파를 전달시켜 그 힘으로 결석을 분해시키는데 준비하고 시술을 마치는과정까지 한시간여 정도가 소요됐다.
"지난번보다 강도가 약한거 같아. 음악들으면서 정기적 진동이 오는거지, 어쨌거나 오늘 다 (결석이) 잘 깨져서 담번에 또 하지나 말았으면 좋겠지 뭐. 선생님들이나 간호사들은 친절해. 다들 바뻐서 탈이지만." 오늘 2번째 쇄석술을 받은 할아버지의 대답이다.
역학검사, 방광기능 검사, 전립선 조직검사도 전공의들이 직접시술
병원 2층에 위치한 외래 환자 대기실에 유난히 여성 환자분들이 많다. 오늘 요실금 관련 치료나 방광 내시경 치료 등을 받으러 대기하는 환자가 많다고 간호사가 알려준다.
방광내시경을 준비 중인 여자 환자, 난소암 수술후 암이 전이돼 스텐트를 끼우는 시술을 하게 될 예정이다.
여자환자의 경우 방광내시경은 마취를 하지않는다. 남자에 비해 요도가 짧고 관 크기도 크기때문이라고.
"마취할 정도는 아니구요. 불편하시면 말해주세요."라며 시작된 방광내시경. 기다란 관을 삽입해 곳곳을 둘러보고 컴퓨터를 통해 일련의 과정이 기록되면서 그때 그때 사진도 찍어 저장된다.
내시경 사이 세심하게 후배에게 지도도 하고, 환자와 대화를 나누며 침착한 분위기속에 진행된 방광내시경이 마무리된다.
병실에선 이재원 전공의가 1년치 입원환자 명단을 정리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하다 병실환자 콜이 오면 바람처럼 달려가서 환자 이야기를 들어주고 처치를 하고 돌아온다.
년차별로 차이가 날 듯도 한데 병원 적응력이랄까가 다들 우수한 느낌이라고 했더니 그럴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전공의 모두가 구리와 여기 한양대 병원을 오가니까 병원 사정에 대해서 잘 알죠. 다들 학생때부터 동아리 활동하던 친구들도 많아서 서로 안 친할수가 없어요. 사진이랑 야구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포진해 있죠. 회식도 2주에 한번은 꼭해요."
그러고보니 의국원모두 한양대 출신, 스텝 교수들도 다들 한양대 비뇨기과에서 수련을 한 선배들이라서 알력다툼이 없다고 전해준다.
스텝교수와는 물론 의국원간에 따뜻함이 넘쳐흐르는 한양대 비뇨기과 의국은 애정과 씩씩함이 있는 '정말 분위기 좋은 의국'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