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률이 극히 낮은 의원 개원시장에 할인점이 안정적인 개원입지로 한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마트 등 5개 할인점의 의료기관 입주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53개 의원이 개원해 있으며 치과를 제외한 의원은 27곳에 달할 정도로 할인점 점포내 개원이 점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할인점별로는 이마트가 70개 점포에 의원 16곳을 포함 총 27개의 의료기관이 입점해 있다. 의원의 경우 병원프렌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는 다솜의원이 이마트와 제휴를 통해 단독 진출해 있으며 올해 5곳을 더 늘릴 계획이다. 다솜의원의 지점은 할인점외 4곳을 포함 총 20곳이다.
홈플러스는 32개 매장중 영등포점에 가정의학과를 비롯 5개의원(치과 7곳)이 입점돼 있으며 38개 점포를 갖고 있는 롯데마트에 의원3곳 치과 4곳등 총 7곳이 입점해 있다.
까르프 27개 매장중 부산 해운대점, 대전 수성점에 의원·치과가 각각 2곳씩 입점해 있으며 과목은 피부과와 성형외과 등이다. 16개 점포를 갖고 있는 월마트 중동점에 외과가 개원했다.
안정성 높은 반면 개원입지 공급 제한적
개원 성공률이 극히 낮은 현 개원 흐름 속에서 할인점내 임대점포의 매력은 매우 높지만 입점가능 입지 공급물량은 제한적이다.
할인점 자체가 영업이 되질 않아 함께 경영불안을 느끼는 경우외 입점의원이 경영악화로 철수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편이고 주택가를 끼고 있는 할인점의 경우 대부분 안정적인 운영이 되고 있다는게 할인점 업계의 설명이다.
다솜의원 관계자도 “지역별로 잘 운영되는 곳이 있고 미진한 곳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현 경기 불황에 비하면 양호하다” 고 밝혔다.
그러나 입지는 극히 제한적이다. 5개 할인점의 총 점포수는 현재 183곳으로 이중 50여곳에 의원이 입주한 상태로 개원 가능한 입지를 찾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요구된다.
신규 점포라 할지라도 할인점 업계는 플레이타운 같은 유아놀이시설, 패스트푸드점 등에 임대점포 입점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 의원은 다소 순위에서 뒤처지는 경우가 많다.
삼성홈플러스 관계자는 “한정된 매장에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업종에 우선순위를 두다보니 신규점포내 의원의 개원은 많지 않다” 며 “의원입지를 확보할 경우 치과·가정의학과·소아과 등이 먼저 고려된다”고 말했다.
또 클리닉 존 형성이 가능할 만큼 입점공간이 충분할 경우라면 가정의학과가 배제되고 소아과·피부과 등 다양한 과를 유치한다는게 할인점 업계의 설명이다.
진료시간 연장은 부담·야간진료 가산료 수입은 높아
할인점내 개원한 의원들의 가장 큰 부담은 진료시간.
일부 할인점내 의원에 대해 조사한 결과 365일 연중 무휴 12시간 진료를 최고로 일요일 휴무 최소 10시간으로 보편적인 진료시간보다 많다. 다솜의원 김병철 원장도 “체력적인 부담은 할인점내 개원시 극복해야할 부분” 이라고 설명했다.
할인점 업계가 임대매장에 진료시간의 연장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타업종의 운영시간과 발맞추다보니 늘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매일 12시간의 진료 강행군은 큰 부담이다.
대신 야간진료시 환자가 오지 않아 불만 켜놓기 일수인 일반 개원가와 달리 환자가 꾸준한 편이어서 야간 진료 가산료 수입은 경영에 상당부분 도움을 준다.
또 약국이 동일건문에 위치하고 먼저 문을 닫는 경우도 없어 환자가 처방전를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상황도 발생하지 않아 환자가 안심하고 방문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밖에 충분한 주차 시설과 환자가 자동차를 이동해 방문하는 만큼 거리의 한계가 없는 진료권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 입지에 대한 불안감이 적다는 점은 장점. 반면 단점은 임대 재계약에 여부에 대한 불안감과 할인점에서 요구하는 운영조건 등에 대한 부담 등이다.
할인점내 개원과 클리닉존 형성 전망
할인점 업계가 신규점포 개설시 임대점포에 대해 의료기관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경우도 또 대형 클리닉존의 마련에 대해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
반면 할인점이 신규점포 개설을 전국으로 확산시키면서 충분한 임대공간을 확보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만큼 개원입지는 제한적이나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월말 개원한 이마트 월계점의 경우 2층에 의원, 한의원, 치과의원, 약국으로 구성된 소규모의 클리닉존이 형성된 바 있으며 지방으로 갈수록 건물규모가 커지는 만큼 이같은 구성 가능성은 높다.
단 할인점이 개원의 성공 가능성이 높지만 상권과 진료권이 다른만큼 도로인근형·주택가형인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진행하는 개원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