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전용 음란사이트가 경찰에 적발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 여성잡지가 여성환자의 10명중 2명이 병원에서 의사에게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설문조사결과를 내놔 의료계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여성잡지 5월호 코스모폴리탄이 최근 16~39세 여성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6%가 ‘병원 진찰이나 치료시 수치심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22%는 ‘실제로 의사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답했다.
성희롱을 경험한 진료과는 산부인과가 36%로 가장 많았고 내과(33%), 일반외과(14%), 여성외과(유방암, 자궁암 검사 등, 13%)순으로 나타났다. 기타의견에 한의원, 디스크 병원, 방사선과 등도 있었다.
병원에서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의 대부분은 고소나 항의, 공개 사과 등을 요구하지 않고 '억울하지만 피하고 만다'며 병원만 바꾸는 소극적 대응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 중 몸 상태를 확인한다며 의사가 옷 속에 손을 넣어 가슴 주변을 만지더니 브레지어를 벗으라고 하더군요, 조금 이상하기도 했지만 증상에 대해 이것저것 묻기에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했죠. 그런데 아예 허리를 만지더라구요.”
설문에 답한 대학생 나모(22)씨는 지난겨울 감기기운이 있어 병원에 갔다가 수치심을 느끼는 불유쾌한 경험을 하고 병원을 나와 다시는 그 병원에 가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코스모폴리탄은 병원 내 성폭력도 직장이나 지하철 등의 성폭력 행위와 다르지 않다면서 ‘의사가 진료중 부적절한 선을 넘고 있다는 사인이나 행동’을 함께 소개하고, 피해를 입을 경우 꼭 기록이나 증거를 확보해 한국성폭력상담소나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 상담소 등 전문가와 상의할 것을 권유했다.
한편 지난 18일 부산 동래구 김모(72)의사가 진료를 빙자, 보험가입을 위해 검진을 받으러 온 김모(36.여)씨를 진료실 침대에 눕힌 뒤 가슴을 손으로 더듬는 성추행 혐의(강제추행)로 불구속 입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