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와 병원협회, 약사회 등 의약 5단체는 정성진 부패방지위원장을 방문해 의약품 리베이트 척결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 의약 5단체는 의약계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보지 말 것과 수가현실화 등도 요구하고 나섰다.
의사협회 김재정 회장과 병원협회 유태전 회장, 약사회 원희목 회장, 제약협회 김정수 회장, 의약품도매협회 주만길 회장 등 5개 단체장들은 4일 오전 부패방지위원회 정성진 위원장을 방문해 반부패-투명사회 건설을 위해 공동 노력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의약 5단체장들은 정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의약품 유통상 구조적 고질적 부패행위인 음성적 금품 수수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자율정화활동을 적극 펼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5단체장들은 “불법행위 수수 관행에 대해 자기 반성하고 있으며, 이를 척결하기 위해 실천강령으로 공동 공정경쟁규약을 제정해 시행하고, 회원들이 반드시 준수할 수 있도록 강제화해 윤리의식을 고취시킬 것”이라고 천명했다.
김재정 의협회장은 “최근 보건복지부장관을 만나 비리척결을 위한 방법을 논의했으며, 이제는 과거부터 관행적으로 내려오던 의약품 유통 비리 문제를 없애기 위해 의약계가 먼저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5단체장은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정 회장은 “그간 수가를 낮게 책정하는 대신 약가마진으로 수입을 보정해줬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의약분업 이후 이런 부분들이 모두 노출돼 더 이상 의약계를 부정을 일삼는 집단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어 김 회장은 “리베이트는 사라져야 하지만 정당한 목적으로 의학발전을 위해 사용되는 금액은 제도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부패방지위원회가 도와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유태전 병협회장도 “분업후 병원은 도매협회를 통해서만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는데 신약의 경우 제약사와 병원간 긴밀한 협조관계가 필요하므로 양성적인 후원금은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희목 약사회장은 “정부가 너무 규제를 하다보면 오히려 자율정화를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더 복잡해질 수 있고,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의약계가 자율정화를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정성진 위원장은 “부패방지위원회는 부패를 유발 원인이 되는 제도를 근원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복지부에서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바로잡지 못한 부분을 꾸준히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부패방지 의지를 드러냈다.
정 위원장은 또 “관행적 리베이트 문제는 일부 제도를 바꾼다고 완전히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뿌리를 뽑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의약계에서 자율정화 노력을 하는 것과 별도로 부패방지위원회는 의약품 유통과정이 투명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정 위원장은 “의약품 유통 문제는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투명화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의약 5단체장들은 정 위원장에게 의약품 유통 바코드제 등록(인식) 의무화, 도매업소 시설기준 강화, 요양기관 수가 현실화, 제약사의 후원 양성화 등 제도개선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