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건강진단센터에서 양전자방출단층진단기(fusion-PET)가 고장나는 비상사태가 벌어졌다.
11일 한 병원 관계자의 제보에 따르면 최근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서울대병원 강남건강진단센터에서 PET의 동작이 멈췄다.
기기 손상의 원인은 프로그램 갱신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었으며 일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고장난지 2~3일이 지난 11일까지도 기기를 복구하지 못해 센터측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회사인 필립스사에서 제조된 기기인 탓에 교체할 부품이 국내에 전혀 남아있지 않은 상태라 해외에서 이를 공수해 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센터는 예약 검진이 돼 있는 10여명의 고객들의 일정을 연기하고 있으며 이 또한 여의치 않은 고객들에게는 서울대병원으로의 위탁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센터는 빠르면 12일중 기기가 정상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제조사와 기기의 문제일 뿐으로 재발 가능성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이러한 점을 고객들에게 충분히 숙지시켜 드렸고 양해와 동의도 얻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센터가 그동안 고수해오던 ‘고급화 전략’에 적지 않은 상처를 안겨줄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서울대병원 강남건진센터는 그동안 초호화 마케팅과 파격적 고가 설비 및 고품격 서비스 등으로 인해 이목을 끌어왔으며 최근에는 고객이 점차 증가해 타 병원들의 경쟁상대가 돼 왔다.
한 병원 관계자는 "서울대병원과 같이 고가 검진 상품이 대부분인 경우 PET 는 필수적 기기 항목"이라며 "이러한 기기 고장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서비스 등에 있어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입 의료기기 사용과 의료기기 마비 등 비상 사태시 대비책에 대해서도 재점검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일이 수술실 등 긴박한 상황에서가 아니라 크게 촉각을 다투지 않는 건진센터에서 일어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며 "각 병원별로 수입의료기기 사용시의 문제점은 물론 비상사태시 대응방안에 대해서도 재점검해 봐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