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진료를 받은 환자의 77.4%가 병의원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도권 15곳 피부과 의원을 무작위로 조사한 결과 의사가 직접 처방전에 화장품을 기재해 구입하도록 한 의원도 1군데 발견됐으며 5곳은 별도의 용지에 화장품명을 기재, 간호사나 피부관리실을 통해 구입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녹색소비자연대(공동대표 박명희 양지원)는 서울·경기 소재 15개 피부과 병의원 및 피부과 진료경험자 62명을 대상을 병의원 화장품 판매 및 소비자 인식실태를 조사, 25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무작위로 선정된 15개 병의원들 가운데 모든 곳이 직접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80%인 12곳은 피부관리실을 따로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화장품의 진열 장소가 진료실인 경우가 26.7%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환자에게 화장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11곳, 이중 8곳은 의사가 직접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사원들이 조사 권유자에게 이것이 화장품인지 약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질문을 던지자 화장품이라고 명백히 밝힌 병의원은 한 곳도 없었으며 대부분 필링제, 클렌저, 치료목적을 위한 화장품 등 애매한 답변을 했다”고 녹소연 측은 밝혔다.
화장품을 구매한 환자들 가운데 의약분업 이후 병의원에서 의약품을 팔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가 응답자의 58.3%였으나, 직접 구매한 제품이 의약품이 아니라 건강식품 또는 화장품 및 의약부외품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35.4%에 불과했다.
녹소연은 조사 보고서에서 “의사의 화장품 취급에 있어 법적 제한은 없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의사의 진료행위와 판매행위를 구분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므로 의사가 판매하는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