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서비경쟁력 강화방안중 하나로 의료기관 종별구분을 3단계로 개선키로 한데 대해 병원계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병원계는 이를 위해 홍정룡 보험이사 등 4~5인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종별구분 개선이 병원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 정부에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대한병원협회는 9일 오전 협회 소회의실에서 백성길 경기도병원회장 주재로 의료기관 종별구분 개선 대책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정부의 방안이 일본의 사례가 상당부분 인용됐으나 현재의 우리나라 의료계 상황에서는 시기상조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일본은 1990년대 두차례의 의료법 개정을 통해 병상수 기준에서 전문병원·특수의료 등 기능중심으로 구분체계를 개편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2일 서비스산업관계장관회의에서 283개에 이르는 종합병원 가운데 일부를 전문병원 요양병원 재활병원 등 기능중심병원으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병원급으로 구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병원계는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전문병원과 수련병원으로 기증을 전환하지 못한 대다수의 종합병원이 종별가산율을 20%만 부여받는 병원급으로 전락, 지금보다 더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백성길 회장은 “노인인구의 증가와 급성기병상의 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이런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대다수의 종합병원과 중소병원을 죽이고 잘나가는 전문병원만 도와주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 회장은 “오늘 회의에서 병원계가 내린 결론은 찬성이 아닌 보완이나 반대”라며 “향후 태스크포스팀은 병원계가 내세울 수 있는 의견이 뭔지를 분석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병원계 한 관계자도 “정부의 계획에는 보험재정 절감이라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만성병상과 요양병원의 수가가 낮아질 것”이라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년 시행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우선 정부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세워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