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매우 절박한 심정으로 환자진료를 위한 각종 진단장비와 수술기구 및 의약품 뿐아니라 병원설비를 갖춰줄 것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1일부터 6일까지 적십자대표단의 일원으로 북경을 거쳐 평북 용천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정동선 병협 사무총장의 말이다.
그는 "평양적십자종합병원은 소아과 안과 신경과 내과 산과 등 5개 병원을 중심으로 1000병상만 가동(허가병상 2000베드)되고 있는데 야전침대를 갔다 놓은 상황이며, 중환자실, 수술실도 우리나라 50∼60년대 (시립)병원 수준에 비견될 정도로 열악했으며 의료장비 의약품 모두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보건의료수준에 대해 정 총장은 "예방중심으로 전염병 등이 유행하면 가가호호를 방문해 예방접종을 하는 정도이며 암 등 중증질환에 이환될 경우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하고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 총장은 북한이 진단장비 뿐아니라 (용천역 폭팔사고 같은) 불의의 대량사고 발생에 대비한 중환자실 설비를 요청했으며, 사체냉동 보관시설도 요망했는데 때마침 대구의료연합회 정책개발위원인 변승일 원장이 냉동사체보관함을 지원하겠다고 흔쾌히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밖에 북한은 전력사정이 안좋아 전류가 불규칙하게 흘러 과부하가 걸리기 쉬워 전류안정공급시스템과 정전에 대비한 UPS 장치도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취약한 인프라에 대해 언급했다.
북한은 그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평양적십자병원에 전자내시경, 초음파내시경, 위 섬유경, 복부초음파, 담석 파쇄기, 복강경 수술기구, 복부수술장과 집중치료실 설비(1조) 등 의료장비를 비롯 병원경영에 필요한 설비로 10톤 화물자동차 1대, 보링화물자동차(10톤), 대형세탁기(1조), 환자식당 주방설비(1천명분) 등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해온바 있다.
이번 적십자사 및 병협대표단의 방북에선 병원현대화 관련 초음파기를 비롯한 진단장비 등과 의약품 및 화물트럭 2대 등 모두 30억원 상당의 지원 물품 전달식을 가지며, 서울적십자병원장과 평양적십자종합병원 관계자간 의료진 교류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평양방문단에는 적십자사 이세응 부총재를 단장으로 병원협회에서 백성길경기도병원회장을 비롯 허춘웅 서울시병원회장, 구정회 부산시병원회장, 김한선 서울적십자병원장(국제이사), 정동선 사무총장과 변승열 원장(대구의료연합회정책개발위원) 및 선 경 교수(고대안암병원 흉부외과)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