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수술 도중 미세한 척수 손상으로 사지나 하반신이 마비되는 불의의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국내에서도 도입됐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과장 이정교 교수)는 24일 수술 중 운동유발 전위검사를 통해 척수 손상 여부를 감지하는 MEP(Motor Evoked Potential) 시스템을 도입, 척추 수술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MEP 시스템은 척추나 뇌 수술 중인 환자의 머리나 목에 전기 자극을 줘 다리에 나타나는 운동성을 측정, 미세한 신경 손상을 파악하는 장비로, 이렇게 하면 수술 후 사지나 하반신이 마비되는 것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것이 병원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척추나 뇌 수술을 할 때 신경 손상 여부는 시술 의사의 경험과 환자의 감각 상태를 알아보는 감각유발 전위검사인 SEP(Sensory Evoked Potential) 시스템에만 의존해 왔으며, 이 때문에 사지나 하반신이 마비되는 등 부작용이 간혹 발생했다.
SEP 시스템은 수술 중 척수손상 발생 후 10~15분 후 이상소견이 발견되므로 실제 신경 손상을 예방하고 복원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MEP 시스템은 신경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 척추고정술, 척수 압박성 병소제거, 척추 종양, 척추 측만증, 흉추나 경추 협착증 등 고난위도 수술에 사용할 수 있어 척수를 손상하지 않으면서 척추 수술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병원측은 기대하고 있다.
또한 뇌 수술시 뇌동맥류 혈관손상 유무, 뇌종양 수술에서 치명적인 뇌손상, 혈류감소 등도 수술 중 파악할 수 있어 뇌수술 안정성도 크게 높여줄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전상룡 교수는 “선진국의 경우 수년 전부터 MEP 시스템을 도입해 척추 수술 중 일어날 수 있는 불의의 사고를 사전에 막고 있다”며 “이번 MEP 시스템 도입으로 우리나라 척추 수술 수준을 한단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