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병원(의무원장 이석현)은 11일 입적한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의 유지에 따라 부검절차에 들어갔다.
법장 대종사 장의위원회(위원장 현고 스님)와 문도회(대표 설정 스님)는 12일 총무원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기기증운동단체인 생명나눔실천본부를 세우신 법장 스님의 뜻에 따라 법구를 동국대 일산병원에 기증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장 스님의 법구는 이날 오후 4시30분 동국대병원에 안치됐다.
법장 스님은 생전에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난치병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심어주기 위해 장기기증운동을 이끌어왔고, 본부 창립 초기인 1994년 3월 24일 누구보다 먼저 사후 각막 및 장기, 시신을 기증하기로 서약한 바 있다.
동국대학교병원은 ‘인곡당 총무원장 법신 수증 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에 이석현 의무원장, 위원에 이원철 한방병원장, 이명묵 기획조정실장, 흉부외과 김응중 교수, 병리과 박성신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채석래 교수, 정형외과 태석기 교수 등을 참여시켰다.
또 동국대병원은 병원내 법당에 분향소를 준비했으며, 인곡당 총무원장 법신 수증 위원회는 오후 5시 30분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수증위원회는 “법장 스님께서 살아생전 생명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하시고 몸소 실천한 자비 정신을 받들어 이식이 가능한 뼈는 병원의 골 은행(Bone Bank)에 보관, 정말 필요한 환자들에게 기증하고, 법신은 의학발전을 위한 교육 및 연구용으로 영구히 보존해 후학양성에 밑거름이 되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병원은 오후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법신의 장기상태 확인을 위한 부검에 들어갔다.
병원은 법장 스님의 심장을 분리한 뒤 육안으로 관찰한 후 좌측상완을 절단해 병원 3층 수술실로 옮겼고, 골 이식을 위해 좌측상완골을 분리, 완전 무균 공간인 골 은행에 냉동 보관했다.
이와 함께 스님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주요 장기들을 적출해 조직 표본 제작과 영구 보존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
앞으로 부검에 참여한 위원들은 육안적 소견을 수증위원회로 보고해 병리 표본을 한 뒤 보다 세밀한 검사를 집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