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전공의들의 여성 비율이 40%에 근접하며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의료계의 여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반면, 여자 전공의 대부분이 내과계열에 집중되어 있어 외과분야의 여의사 품귀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2일 메디칼타임즈가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대형병원 4곳의 전공의 성비를 조사한 결과, 여의사가 30~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저년차로 갈수록 여성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전공의 371명 중 여성이 160명으로 43.1%를 보였고 서울대병원은 675명 중 37.0%가 서울아산병원은 481명 중 39%, 세브란스병원은 27.5%가 여자 전공의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 비율은 저년차로 갈수록 높아져 전공의 1년차는 △삼성서울:42.4% △서울대:42.0% △세브란스:32% 등으로 나타났으며, 인턴은 △삼성서울:50% △세브란스:48% △서울대:42% 등으로 절반가량이 여의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의과대학의 성비도 여성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대의 경우, 본과생 771명 중 285명(37.0%)이 여성이며 올해 졸업생 상위 10명 중 9명이 여학생으로 의료계의 여성상위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삼성서울병원 어환 교육연구부장(신경외과)은 “여자 전공의 비율이 매년 늘어나다보니 기존 남자 위주의 당직실을 여성용으로 바꾸는 확충공사를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며 “수련평가에서도 여 전공의 대다수가 상위권에 분포하고 있어 실력을 겸비한 여의사들의 전성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전공의들의 진료과 현황을 살펴보면, 내과와 소아과, 마취통증의학과, 진단방사선과, 병리과 등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흉부외과와 신경외과, 정형외과, 성형외과, 응급의학과 등에는 극소수만 배치된 수련과 편중양상을 보였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은 신경외과와 정형외과, 성형외과, 비뇨기과 등에서 여자 전공의가 한 명도 없었으며 서울대병원은 성형외과(0명), 흉부외과(1명), 신경외과(1명), 비뇨기과(1명), 응급의학과(2명) 등에서 여의사 비율이 미비했다.
이같은 현상은 육체적 비중이 높은 외과계열의 특성상 여의사들이 스스로 꺼리는 표면적인 이유도 있으나, 일부 진료과의 남성 선호사상과 출산시 수련공백 등 여성으로서 부딪치는 현실적인 면이 반영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외과계열 한 교수는 “힘든 수련과정도 육체적으로 벅차나 출산휴가 3개월이 여자 전공의에게는 큰 수련공백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외과계 지원이 부담으로 느껴질 것”이라며 수련시 겪는 여자 전공의들의 어려움을 피력했다.
이처럼 급증하는 여의사 비율은 교수사회와 의료단체 등 기존 남성위주의 의료계 전반에 영향을 미쳐 보수집단의 대명사인 의사군의 사회성에도 점진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