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보다 심장병 사망 위험이 높지만 남성 질병으로 인식하고 있을 뿐만 입원환자 90% 이상이 50세를 전후한 폐경기 여성이어서 조기검진 시스템 도입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순환기학회(이사장 연세의대 조승연 교수)는 27일 2005년 ‘대한민국 심장수호프로젝트’ 캠페인의 일환으로 전국 18개 대학병원의 지난 10년(1995년~2004년)간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질환별 추이 분석과 40개 대학병원 입원환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결과 협심증과 심근경색 등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는 2004년 현재 남성이 1만여명, 여성이 6천여명으로 남성이 훨씬 많았다. 10년간 환자수는 남녀 각각 매년 14.6%, 17%씩 증가해 왔고, 이 기간 남성이 3.4배 늘어난 반면 여성은 4.1배나 많아졌다.
이처럼 환자수에 있어 남성이 여성보다 크게 많지만 사망률은 남성이 2.81%, 여성이 3.92%로 더 높았다.
그러나 국민 절반 이상은 심장병이 남성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순환기학회가 갤럽에 의뢰해 성인남녀 1,5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3차 심장건강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남녀 10명중 7명은 남성의 심장병 발병률이 높다고 응답했다.
특히 여성의 심장병 발병 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16.1%로 매우 낮았으며, 여성의 61.2%는 심장병에 관심이 있었지만 자신이 아니라 배우자인 남편의 심장건강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입원한 여성 93.2%는 50세를 전후한 폐경기였다.
무엇보다 여성 입원환자 15.1%는 심장병을 화병으로, 24.9%는 위장병으로 오인하고 병원을 찾았고,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혈관 상태가 악화된 후에야 입원하는 것도 사망률이 높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을 치료하기 위해 혈전용해요법이나 관상동맥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는 남성이 95.5%였지만 여성은 81.2%로 큰 차이를 보였고, 수술 거부자 역시 남성은 9.9%, 여성은 21.5%로 2배 이상 많았다.
권유 받은 시술을 거부한 이유로 남녀 모두 수술에 대한 불안감, 경제적인 이유, 가족들에 대한 부담감 등을 꼽았다.
순환기학회 정욱성(가톨릭의대) 교수는 “여성들은 소극적인 치료 자세도 문제지만 고령이면서 합병증이 많아 적극적인 시술을 받지도 못할 정도로 혈관 상태가 악화된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조승연 이사장은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의 증가, 서구화된 식생활, 현대인의 스트레스 증가 등으로 심장병 발병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여성은 폐경기를 전후해 위험 인자가 늘기 때문에 심장질환을 조기 검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