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 수준이 향상돼 국가가 지원할 경우 조류독감백신을 포함한 인플루엔자 개발이 가능하다."
바이러스학회 이평우 회장은 13일 미생물국제학회 참석 후 메디칼타임즈와의 만남에서 조류독감백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이미 미·영국 등과 같은 선진국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조류독감백신인 '타미플루'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조류독감 바이러스 등이 사람들에 전염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만일을 위해 정부가 나서 조류독감백신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신종전염병 위기관리 종합훈련' 보고서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감염되는 조류독감이 국내에 유입될 경우 국민 중 1,500만 명이 감염돼 초기 격리 등 대응을 잘 할 경우 9만2,000명, 지체돼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44만1,000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초기 대응을 위해서는 국내에 충분한 양의 '타미플루'를 확보해야 하지만, 로슈의 생산규모로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로 국내에서는 현재 80만명분만을 확보한 상황.
이에 대해 이 회장은 "국내 연구 수준이 향상돼 국가가 조류독감백신 및 인플루엔자 등과 같은 백신 개발을 지원할 경우 개발은 더욱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인플루엔자 등 차세대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바이러스 배양 등의 전통방식을 이용하면 국내에서도 바로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백신을 구축하기 위한 인프라 및 경제적 여건이 필요하지만 국내여건상 기업이나 국내의료진들이 자체적으로 하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의료단체연합은 13일 성명을 통해 "조류독감 백신의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로슈'만으로는 10년이 걸려야 전세계 인구의 20%가 복용할 량을 생산할 수 있다"면서 "국내에서 대만과 같이 타미플루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강제실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