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학회가 소아과 개명 반대라는 공식입장을 표명해 이를 둘러싼 학계의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내과학회(이사장 연세의대 문영명)는 29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평의원회에서 “소아과 개명 문제는 현 이사회의 의견을 지지해 ‘개명 반대’를 만장일치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내과학회 문영명 이사장은 회의 후 가진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소아과 개명에 대한 내과학회의 입장은 지난해부터 일관되어 왔다”며 “이번 평의원 인준으로 학회의 입장이 더욱 분명해진 만큼 앞으로 이에 준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문 이사장은 “소아청소년에 대한 개념이 교과서마다 달라 진료상의 혼동을 초래할 수 있어 현재와 같이 내과의가 진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하고 “학회명은 그대로 둔 채 진료과명만 소아청소년과로 변경하는 것도 불합리하다”며 개명반대의 이유를 설명했다.
의협과 소아과학회가 제기한 ‘관련학회간 동의’와 관련, 그는 “지난해 소아과 개명에 대해 관련학회간 간담회에서 내과 임원진은 끝까지 반대했다고 전해 들었다”며 “또한 개명 관련 의학회 회의에는 내과 대표가 아닌, 의학회 임원의 자격으로 참석한 만큼 이를 내과학회와 합의한 사항으로 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이사장은 “유필우 의원이나 정형근 의원의 의견요청 전에는 이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고 요청이 와서 관련 의견을 의협에 전달했을 뿐”이라고 전제하고 “내과학회는 의협이나 의학회를 위한 학회가 아닌 만큼 그들의 결정은 알 바 아니다”라며 강경한 반대의사를 표출했다.
이와 관련 문영명 이사장은 “소아과 개명은 내과회원의 권익과 진료침범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타협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며 “회원의 뜻을 거스른다면 이사장직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해 학회간 대화의 가능성마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합의를 준수하라는 '소아과학회'와 원칙고수를 외치는 '내과학회', 개명을 둘러싼 학회간 갈등은 결국 상위단체인 의협과 의학회의 냉철한 판단만을 남겨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