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업종에 비해 의료기관에만 낮게 책정된 건물 분양가와 임대료가 개원가에는 실익이되기 보다는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
8일 개원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개원시장의 위축으로 할인·일정기간 면제 등을 내세우는 분양·임대물건이 크게 증가하면서 결과적으로 개원가의 과열경쟁을 부추기는 현상을 빚고있다.
물론 개원준비나 이전을 고려하는 의사들이 체감하는 건물의 임대료는 높지만 타업종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를 책정한 건물이 적잖다.
클리닉존 등 분양컨셉에 따라 타업종의 진입을 우선 배제하는 경우 외에도 건물주의 의료기관 입점 선호도도 이같은 저가의 임대·분양매물을 만들고 있으며 의료기관 입점건물의 경우도 추가적 의료기관 유치를 위해 초저가의 가격을 제시한다.
여기에 실과 바늘겪인 약국도 의료기관 유치경쟁에 가세해 있는 만큼 다른 업종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낮은 분양·임대매물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한남동의 한 부동산관계자는 “의원이 빠져나간 자리에 임대료를 낮춰서라도 다시 의원을 유치하려는 경향이 뚜렷하고 의원입점을 고려하는 매물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임대·분양매물은 개원 진입장벽을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지역별로 국지적인 과열경쟁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게 개원가의 지적이다.
실제 강남의 한 신축건물은 내과계열을 2곳이나 입주된 상황에서 여전히 내과계열 추가를 추진, 건물 안에서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구로지역도 인근에 12곳에 달하는 내과·가정의학과·소아과·이비인후과 등이 밀집한 지역에 저가 임대물건이 등장했다.
구로의 B의원 원장은 “낮은 임대료에 현혹돼 정확한 지역에 대한 분석없이 개원을 시도하다 낭패를 볼 수 있다” 며 “의료기관에 우호적인 현 상황은 개원가에 득이 되지는 못한다” 고 말했다.
의료기기업계 관계자도 대부분 빚내서 개원하는데 저렴한 매물을 찾기 마련이지만 납품할 때 종종 입지를 잘못선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역세권이라는 장점만 믿고 주변경쟁구도의 파악이 부족한 사례가 종종 발견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