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가입자단체가 반대입장을 분명히하고 있는 건보재정 기금화 논란이 수가협상 석상에서 대두되면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공단과 의약단체 등에 따르면 매년 수가협상이 펼쳐지지만 양측이 협의를 통한 계약이 단 한차례도 이뤄지지 못한 현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공급자측이 공단에 대한 압박카드로 건보재정 기금화문제를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의약단체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는 건보기금화 문제를 스스로 제기한 것은 올해의 수가협상 만큼은 합의를 통한 계약을 이뤄내고 성공적인 결과물이 도출되도록 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복지부, 공단, 가입자단체 모두 건보기금화 문제에 대해서는 보장성 강화와 제도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이고 이미 지난달 20일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이 건강보험 재정기금화와 재정운영위원회 폐지를 골자로 하는 건보법 개정안을 제출한 만큼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사전 포석인 셈이다.
수가협상 관련 한 관계자는 "수가관련 회의석상에서 지속적으로 건보기금화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며 "이번 수가협상도 원활히 진행되지 못할 경우 공급자측도 이같은 시스템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다른 대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 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수가인상관련 더 힘든 구도가 될 수 있어 의약단체입장에서도 달갑지만은 않은 기금화문제가 나온 것은 그만큼 정부, 가입자, 공급자간 상호협력과 이해의 구도가 성숙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수가협상은 마감일인 15일경까지 치열한 합의안 도출을 위한 공단과 의약단체간의 노력이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