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병원들이 전공의 10일 휴가 보장, 미사용 휴가 유급보상을 골자로한 병원협회와 전공의협의회간 소합의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1일 전국 수련병원 70곳을 상대로 소합의서 이행정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70개 병원 중 54곳(77%)이 합의서대로 연 10일 휴가를 병원 방침으로 정해 합의서를 이행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공의 휴가를 10일 미만으로 하고 있다는 병원은 12곳(22%)에 그쳤다.
하지만, 연차적으로 10일 휴가를 시행하는 병원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10일 휴가 혜택을 받고 있는 전공의는 절반에 못 미친다는 것이 대전협의 설명이다.
또 미사용 한 휴가 일수에 대해 유급으로 보상하는 곳은 8곳(15%)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주경 사무총장은 "소합의서는 단순히 휴가일 자체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수련환경을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히고 "병원 관계자의 능동적인 자세와 전공의의 적극적인 의지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11일 오후 열릴 예정인 병원협회와의 간담회에서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전달하고 소합의서 미이행 병원에 대한 조치와 함께 미 사용 휴가에 대한 보상 규정을 명시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김주경 사무총장은 10일 메디게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전공의 10일 휴가 제공에 대해 병협 측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전공의노조 결성을 재추진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해 노조 출범을 준비했을 때 2~3000여 명의 회원이 참석하는 등 호응을 보인 바 있고 당시 준비해 둔 정관, 회칙 등 노조 결성에 필요한 모든 것이 준비된 상태"라며 "마음만 먹으면 당장에라도 결성이 가능하다"고 했다.